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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화 벚꽃 나무 아래서의 복수 <207>
제12화 벚꽃 나무 아래서의 복수 <207>
  • 서휘산
  • 승인 2013.08.25 22: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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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화 벚꽃 나무 아래서의 복수 (14)
  그녀가 으르렁거리자 작두는 쓴웃음을 지었다.

 “이제 곧 백련이란 놈이 이리로 올 거다.”

 “……!”

 “그럼 네년과 그놈의 이 세상 인연은 끝난다.”

 작두의 말에 수련이 눈을 치켜 떴다.

 “뭘 봐 이년아.”

 “…….”

 “요물 같은 년 감히 녹음을 해?”

 “아저씬 이번만큼은 네놈들을 용서치 않을 거다.”

 “좆같은 소리하고 있네. 씨발년.”

 작두가 눈을 부라리고 뺨을 갈겼다.

그 시간 나팔호의 포텐샤는 창신 전문대 앞을 지나고 있었다. 이제 칠 분이면 양경산업에 도착한다. 그는 나팔호의 휴대폰을 들어 숫자판을 눌렀다. 신호음이 가고 영봉의 목소리가 들렸다.

 “여보세요.”

 “날세.”

 “어떻게 됐나?”

 “지금 아일 데리러 가는 중이네.”

 “어디로?”

 “수출자유지역 안에 있는 양경산업이래.”

 “양경산업?”

 “그래. 오 분 후면 도착할 걸세.”

 “수련화는 괜찮은 건가?”

 “아직. …가봐야 알겠어.”

 “나쁜 놈들.”

 “또 연락하겠네.”

 “교활하고 잔인한 놈들이니 조심해야 되네.”

 “고맙네.”

 휴대폰의 전원을 끈 백지한은 다시 한번 마음속으로 빌었다.

 ‘제발 살아만 있어다오.’

이제 승용차는 공단지역으로 들어서고 있었다. 삼양식품 간판이 보였고 그 오른편으로 부산공업 간판도 보였다.

 “천천히 진입해.”

 길게 숨을 뱉은 그는 핸들 옆에 붙은 시계를 보았다. 여섯 시 십오 분이었다. 이윽고 양경산업이 나왔다. 녹슨 철제 대문과 우중충한 시멘트 담장 안에 쓰레기가 더미로 쌓여 부도의 잔재를 그대로 보여준다. 포텐샤가 마당 가운데쯤 갔을 때 백지한이 나팔호의 어깨를 쳤다.

 “세워.”

 나팔호가 차를 멈추자 백지한은 차안에서 주위를 살폈다. 아무도 없었다. 그는 순간 긴장했다.

 ‘함정인가?’

 그렇게 생각한 그는 나팔호에게 소리쳤다.

 “후진해!”

 차가 요란한 엔진음을 내며 뒤로 달리자 창고 문이 열리는 게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네 명의 사내가 튀어나왔다.

 “저기였군.”

 백지한이 뇌까리고 지시했다.

 “세워.”

 나팔호가 차를 세우자 백지한은 손을 뻗어 시동을 끄고 키를 뺐다.

 “뭐 하는 거야?”

 나팔호가 돌아보았다.

 “잔말 말고 내려 자식아.”

 차에서 나팔호가 내리자 백지한도 문을 열고 그에게 한걸음에 다가갔다. 그리고 그가 똑바로 서기도 전에 무릎을 세웠다.

 “윽.”

 나팔호가 명치를 무릎에 맞고 휘청거리자 백지한은 다시 팔꿈치로 그의 어깨를 찍었다.

 “넌 잠시 뒹굴고 있어줘야겠어.”

 나팔호가 쓰러지자 창고 뒤에서 한 무리의 사내가 그에게 몰려왔다. 대강 열 다섯은 될 것 같았다. 그 중 외팔이와 애꾸눈이 그의 눈을 아프게 찔러왔다. 그들을 둘러본 백지한이 쓴웃음을 짓고 입을 열었다.

 “몇 명은 구면이지?”

 “…….”

 안민고개에서 당한 적이 있는 터라 사내들은 언뜻 입을 열지 못하고 있었다.

 “우리 아인 어딨나?”

 비로소 목이 굵고 땅땅한 사내가 한발 나섰다.

 “창고에 있다.”

 이제 스무 살이나 됐을까. 어린 나이다.

 “데려와라.”

 “그 전에 테이프를 보여줘야지.”

 “자 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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