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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자와 만나는 순간이 가장 소중해요”
“시청자와 만나는 순간이 가장 소중해요”
  • 연합뉴스
  • 승인 2013.07.01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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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감나는 부녀 연기 호평 한 자리 시청률 아쉬움 커

“7월 말 새 영화 촬영 예정” ‘출생의 비밀’ 끝마친 유ㆍ준ㆍ상

 “시청자나 관객과 만나는 순간순간이 너무 소중합니다. 제게는 아주 큰 절실함이죠. 그분들에게 항상 좋은 모습, 좋은 공연을 보여주고 싶어요. 그래서 무엇보다 자신과의 싸움에서 나약해지지 말자고 다짐합니다.”

 무너진 가족을 복원하려 ‘출생의 비밀’의 경두와 다를 바 없이, 유준상(사진) 역시 자신의 가족이나 팬처럼 소중한 것을 지키고자 끊임없이 노력하는 사람이다.

 최근 종영한 SBS 주말극 ‘출생의 비밀’에서 ‘가족바보’ 홍경두 역을 맡아 열연한 배우 유준상을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경두가 너무 무식하고 가진 것 없고 어떨 때는 바보처럼 보이지만, 그보다 정말 따뜻하고 순수한 인물이라고 생각했어요. 대본을 보면서 그가 바보라고 생각한 적 없어요. 저는 그저 시청자에게 아버지의 따스한 마음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는 ‘아버지 연기’에 대해서는 “내가 생각한 것만큼은 표현이 된 것 같아서 만족스럽다”면서도 “여전히 뭐라고 정의하긴 어려운 것 같다. 나도 자식이 둘이 있지만 아이 키우면서 난감할 때가 많다”며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드라마 ‘출생의 비밀’은 흩어진 가정을 복원하려 노력하는 한 남성의 이야기이면서, 동시에 지워진 기억의 조각을 맞춰가는 한 여성의 이야기다.

 충청도 출신 순박한 청년 홍경두는 정이현(성유리 분)을 만나 행복한 가정을 이루지만 어느 날 아내는 딸 홍해듬(갈소원)만 남겨두고 사라진다. 세월이 흘러 경두는 이현을 다시 만나지만 그녀는 기억을 잃은 상태다.

 매몰차게 돌아서는 아내를 보며 서러워하는 경두의 모습은 시청자들의 눈시울을 적셨다.

 특히 유준상과 똑똑한 딸 갈소원의 연기 앙상블은 실제 부녀를 보여주는 것 같다는 호평을 받았다.

 갈소원에 대해 묻자 금세 얼굴에 미소가 피어나며 자기 자식을 자랑하는 것처럼 신나게 말을 쏟아낸다. 갈소원도 평소 자신을 ‘아빠’라고 부른단다.

 “딸바보가 될 수밖에 없어요. 소원이가 좀 대단해야죠. 진짜 내 딸처럼 항상 안고 다녔어요. ‘우리 애기’는 나중에 스무 살이 될 때까지 계속 관심을 두고 조언해주려고요. 멋진 여배우가 될 요소가 정말 많아요.”

 그는 언론 보도에 오르내리는 갈소원과 자신의 아들 동우와의 ‘로맨스’에 대해서도 “아유…소원이가 (며느리로) 온다고만 하면 그거야 얼마든지…”라며 즐거운 미소를 지었다.

 ‘출생의 비밀’은 불륜, 가정폭력 등 막장극의 요소를 쏙 뺀 ‘착한’ 드라마로 호평받았지만, 줄곧 한자릿수 시청률에 머무르며 흥행면에서는 아쉬움을 남겼다.

 “좀 아쉽긴 해요. 하지만 우리 작품을 계기로 시청률만으로 작품의 좋고 나쁨을 얘기할 수 없다는 내용의 언론 보도나 시청자 의견이 나온 것을 봤어요. 그런 점에서는 위안이 많이 되죠.”

 그는 이어 “배우 입장에서는 정말 좋은 작품 했다는 것 말고 다른 건 없다. 특히 소원이나 유리씨와 함께 작업한 과정이 너무 좋았다”고 덧붙였다.

 유준상은 최근 자극적인 요소를 부각시키는 드라마가 득세하는 경향에 대해서도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점점 정서가 메마른 것 같아요. 경두는 사실 순박하고 따스한데, 사람들은 ‘바보 아니냐’고 하시더라고요. 예전에는 ‘바보처럼 순수해’라고 했을 텐데, 이제는 ‘바보야’ 하시거든요. 세태가 변하는 것 같아요.”항상 힘이 넘치는 유준상은 어느새 ‘활력’의 상징이 됐다. 영화, 뮤지컬, 드라마까지 쉬지 않고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한다. 그 끊임없는 에너지는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뮤지컬 ‘그날들’은 고(故) 김광석 씨 음악이어서 공연이 가능한 것 같아요. 노래를 부르면 저도 모르게 마음의 정화가 되면서 공연할 힘이 생기거든요. 그리고 드라마 촬영장에 오면 소원이나 유리씨를 만나면서 마음의 위안을 얻죠.”

 그는 “드라마 촬영 때 벌에 물렸는데 얼굴이 심하게 부어서 응급실에 갔다. 그때 ‘지금까지 고생은 아무것도 아니구나’ 생각하며 ‘열 번도 더 밤샐 수 있으니 제발 낫게 해주세요’라고 빌었다”면서 “40대 중반을 맞이하면서 이번 작품을 통해 배우로서 정신력이 많이 단련된 것 같다”고 에피소드를 전했다.

 이제 뮤지컬 ‘그날들’은 서울 공연이 마무리되고 지방 공연이 곧 시작된다. 쉬지 않고 다양한 작품을 해온 그의 다음 행보가 궁금했다.

 “아직 확정되지 않아 자세히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7월 말에 새로운 영화 촬영에 들어갈 것 같아요. 이번에는 좀 선이 굵은, 무거운 캐릭터를 연기하게 될 것 같습니다. 많이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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