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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역에 몰입한 건 `구가의 서`가 처음이에요"
"배역에 몰입한 건 `구가의 서`가 처음이에요"
  • 연합뉴스
  • 승인 2013.06.27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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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 거듭 할 수록 연기 좋아져
"감독님 `잘했어`한마디에 일주일 힘내서 할 수 있었죠"

MBC월화 사극통해 배우로 한 발짝 더 수지

 그룹 미스에이의 수지(사진ㆍ배수지ㆍ19)는 최근 종영한 MBC 월화 사극 `구가의 서`(강은경 극본, 신우철 연출)를 통해 배우로서 다시 한 번 도약했다.

 수지의 실제 성격 자체가 순수하면서도 당찬 `담여울`이라는 캐릭터와 흡사하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그녀의 연기력은 회를 거듭할수록 나아졌다. 결국에는 자연스럽게 극에 흡수되며 시청자들의 공감대를 끌어냈다.

 한복 남장과 댕기 머리를 풀고 하얀 원피스에 긴 생머리를 늘어뜨린 수지를 최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만났다.

 수지는 "작품 하면서 제일 좋았던 건 여울이의 시각에서 최강치(이승기 분)를 봤던 거예요. 여울이의 마음을 알 것 같고 대사에 공감하면서 연기했어요. 그런 기분을 가진 건 처음이에요"라며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녀는 "이 대사의 뜻이 아니라 다른 뜻으로 들려서 그 뜻을 생각하면서 연기했는데, 그게 맞아떨어지는 거예요. 어느 순간 강치가 보이고 여울이가 된 것 같은 기분이었어요"라고 부연했다.

 수지가 처음 도전하는 사극에서 온전히 배우로서 인정받은 데에는 이 드라마를 연출한 신우철 PD의 도움이 컸다. 말은 많지 않았지만 신 PD가 보여준 신뢰와 믿음, 간간이 던지는 "잘했어"라는 사소한 한 마디가 큰 힘이 됐다고 했다.

 "감독님이 말을 많이 하는 편은 아닌데, 정확하게 지적해주세요. 감독님이 말씀하시는 걸 저도 느끼고, 그걸 감정선에 담으려고 노력하면 어느 정도 맞아 떨어지는 거예요. 신기했어요."

 하지만, 결국 연기력 문제라는 산을 넘은 것은 수지 자신이었다. "연기를 끝냈는데 감독님이 아무 말씀이 없으면 그날 잠은 다 잔 거예요. 그러면 잠을 못 자요. 감독님이 `잘했어`라고 한마디 해주면 일주일을 힘내서 할 수 있었고요."

 수지가 연기한 담여울은 아버지 담평준(조성하 분)과 함께 무형 도관에서 무예를 가르치는 인물이다. 긍정적이고 어떤 일이든 열정을 갖고 임하며, 반인반수(半人半獸) 최강치의 연인이자 훌륭한 조력자다.

 영화 `건축학개론`을 통해 배우로서 이름을 세상에 알리긴 했지만, 그에게 `구가의 서`는 결코 쉬운 작품이 아니었다. 기존의 `국민 첫사랑` 이미지를 버려야 하는데다 무예 실력과 정극 연기까지 선보여야 했다.

 어설프게 연기했다가는 드라마 `드림하이`, `빅`을 거치며 쌓아올린 배우로서의 입지가 흔들릴 수 있었다.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는 시대의 아이콘인 그녀에게 `구가의 서`는 위험 요인이 많은 작품이었다.

 수지가 드라마 중반인 지난달 중순 기자간담회 도중 세간에서 `백억소녀`라고 불리는 점에 대한 소감을 묻자 갑작스럽게 눈물을 흘린 것도 이러한 부담감 때문이었을 것이다.

 수지는 "그때 왜 울었는지 모르겠어요. `백억소녀`라는 말에 상처받았다기보다는 그냥 지금 한참 부담감이 제일 큰 것 같아요. 외로움도 큰 것 같고…"라고 털어놨다.

 "인기는 영원할 수 없다고 생각해요. 지금 사랑을 많이 받는데 영원하진 않겠죠. 근데 막상 인기가 떨어지면 감당하기 어려울 수도 있죠. 저도 모르는 거니까. 하지만, 그렇게 생각해야지 편할 것 같아요. 제가 대세라고 생각해본 적은 없어요. 그래서 이 드라마도 그렇고 차근차근히 연기하고 싶어요. 열심히 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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