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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싱하면서 배우로서 여유 찾았죠”
“복싱하면서 배우로서 여유 찾았죠”
  • 연합뉴스
  • 승인 2013.06.23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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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러 장르지만 ‘안 뻔해’ 좋아
▲ 공포영화 ‘더 웹툰: 예고살인’ 주연 권투 하는 배우 이 시 영
진지하고 깊은 캐릭터 연기

“액션장르 누구 보다 욕심 커”

27일 개봉 ‘충무로 블루칩’ 기대

 “이 시나리오는 저한테 들어온 것도 아니었는데, 우연히 읽고 욕심을 내게 됐어요.”

 배우이자 복서인 이시영(사진)이 오는 27일 개봉하는 영화 ‘더 웹툰: 예고살인’에서 본업인 배우로서의 진가를 보여준다.

 최근 삼청동에서 만난 그는 이전의 어느 작품보다 이 영화에 큰 애착을 드러냈다. 로맨틱코미디 영화 ‘위험한 상견례’(2011)로 260만 관객을 모으며 충무로의 블루칩으로 떠오른 이시영에게 러브콜은 적지 않았다. 그런 제의들을 마다하고 그는 2011년 초 우연히 읽게 된 시나리오에 꽂혀 제작사 측에 전화해 출연을 자청했다.

 “호러라는 장르가 하고 싶었다면 다른 것들도 많았겠지만, 이 작품은 드라마가 강하고 주인공 ‘지윤’의 얘기 안에서 진지하고 깊은 캐릭터를 연기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제가 그동안 로맨틱코미디만 했잖아요. 정극이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갑자기 연기 변신을 하기보다는 이런 특별한 장르 안에서 진지한 연기를 보여주는 게 좋을 것 같았죠.”

 호러 장르지만 “뻔하지 않아서” 좋았다고도 했다.

 “뻔한 호러 연기는 하고 싶지 않았어요. 캐릭터의 정서에 많이 공감했고 주인공이 지닌 슬픔과 절망감을 더 잘 전달하고 싶었어요.”

 ‘웹툰에서 벌어지는 살인 사건이 현실에서 그대로 일어난다’는 이야기로 웹툰의 그림과 실사 촬영 장면이 겹쳐지는 형식도 그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웹툰이 CG(컴퓨터그래픽)로 등장하는 게 영화에서 처음 시도하는 거잖아요. 관객들은 공포영화에서 점점 자극적인 걸 바라는데, 책이나 만화가 들어가면 관객들의 상상을 더 자극하니까 그런 기대를 채워줄 수 있다고 봤어요. 또 웹툰과 CG 부분이 영화를 다 찍어놓고 편집하는 과정에서도 많은 가능성을 열어주니까 제 연기의 부족한 점을 채워줄 수 있는 안전장치같이 느껴졌죠.”

 그는 이 영화에서 최고 인기의 웹툰 작가를 연기했다.영화가 결말로 향하면서 그의 슬픈 비밀과 광기(狂氣)어린 욕망이 드러난다.

 그 절정을 보여주는 지하실 화재 장면은 배우에게 고도의 집중력을 요구했다.

 “그 장면이 역시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가장 힘들었던 장면이에요. 스크린에서는 불이 CG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현장에서 불을 내고 찍었거든요. 이틀밤을 새면서 찍었는데, 코를 풀면 까만 코가 나올 정도였어요. 연기가 계속 나는데 마스크도 못 쓰고 격한 감정 신이라 호흡을 더 많이 하니까 목이 너무 아팠죠.”

 배우 활동과 함께 복싱 선수로도 활동해온 그는 지난 4월 국가대표 최종선발전에서 우승하며 태극마크까지 달게 됐다. ‘여배우 복서’로 더 주목받는 게 부담스럽진 않을까.

 “제가 스물여덟살에 데뷔했는데, 거의 뭐 막판에 데뷔한 거잖아요. 제게 뒤늦게 주어진 것이기 때문에 1분 1초라도 낭비하고 싶지 않았어요. 그러다보니 데뷔 초기에는 밖에서 보기에 너무 악착같아 보이고 욕심많아 보이고 그랬나봐요. 지금도 부지런하게 하고 있긴 하지만, 그 안에서 여유를 갖는 방법을 찾아가고 있어요. 특히 운동하고 나서 많이 여유를 찾았어요. 마인드 컨트롤을 하는 법을 배웠고 많이 차분하고 신중해졌죠. 마음만 급하고 의욕만 충만하다고 되는 게 아니라 몸과 마음이 준비가 돼 있어야 하고 차근차근 이뤄나가야 더 잘 된다는 걸 알게 됐어요.”

 “힘들다는 생각보다는 지금 나한테 벌어진 일들이 얼마나 행운이고 감사한 일인지 생각 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그녀는 더 다양한 장르, 새로운 시도에도 욕심이 난다고 말했다.

 “굳이 장르를 나눠 생각하진 않지만, 좀 더 다양한 선택의 기회가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제가 늘 감독님들에게 ‘시키면 다 잘할 수 있다’고 말씀드리는데, 특히 액션 장르는 기회가 온다면 누구보다 잘 해보이고 싶다는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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