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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둥이 기질 없어 집에선 말없는 장남 연기할수록 즐거워"
"바람둥이 기질 없어 집에선 말없는 장남 연기할수록 즐거워"
  • 연합뉴스
  • 승인 2013.06.16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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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대사 더 아프게 표현 친동생 행동 따 연기 연습
▲ MBC `금나와라 뚝딱`서 막내 현태 역 박 서 준
백진희 `잘 통하는 파트너` 믿음 가는 연기자 `꿈꿔요`

 MBC 주말극 `금나와라 뚝딱`의 현태는 온갖 미운 짓을 한다. 아내가 뻔히 아는데도 버젓이 결혼 전 사귀던 애인을 만나고, 돈 많은 아버지만 바라볼 뿐 제 일을 하는 데는 별 관심이 없다.

 그럼에도 미워보이지 않는다.

 스스로 `못난 놈`이라 부르고, 아버지와 불륜으로 맺어진 어머니를 향해 `이렇게 살지 말자`고 울먹이는 모습을 보면 상처입은 청년의 아픔이 전해진다.

 신예 박서준(사진ㆍ25)의 연기는 현태를 밉지 않은 인물로 만드는 데 한몫했다.

 출연작이 불과 세 편에 불과한 이 신인 배우는 최근 인터뷰에서 "한 장면에서 감정을 충분히 표현하려고 노력한다"며 쑥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오디션에서 같은 대사를 해도 더 아프게 다가온다는 평가를 들었던 그는 "현태가 뼛속까지 나쁜 놈은 아니다"며 "상처가 있어서 표현이 그런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자관계만 그려졌다면 현태가 나쁜 놈으로 비쳐질 수 있었을 텐데 엄마에 대한 애정과 집안에서 주눅들어 사는 모습이 함께 그려지면서 동정과 연민을 끌어내는 것 같아요. 현태는 집안에서 주눅 든 감정을 밖에서 노는 걸로 표출해요. 나름의 생존법인 거죠."

 박서준이 잘 나가는 바람둥이 현태를 표현하기 위해 참고한 작품은 주드 로가 주연한 영화 `나를 책임져, 알피`(2004)다. 섹시한 바람둥이로 분한 주드 로의 눈빛과 섬세한 연기를 중점적으로 봤단다.

 "바람둥이의 중요한 요건 중 하나는 섹시함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섹시함에 대한 열망 같은 게 있어요.(웃음) 그런 게 있어야 연기자로서 매력이 있다고 생각하고요. 바람둥이는 귀엽기도 해야 해요. `알피`에서 주드 로도 섹시하면서 귀엽게 나와요."

 그는 "실제로 바람둥이 기질은 없다"며 "한 번에 두 가지를 잘 못한다"고 웃었다.

 삼 형제 중 막내인 현태와 달리 박서준은 집안의 장남이다. 게다가 삼 형제 중 맏이다. 그렇지만 막내 역할이 어렵지는 않았다고 한다.

 "집에서 동생들이 어떻게 하는 지 많이 관찰했어요. 둘째 남동생 하는 행동이 현태랑 많이 닮았더라고요. 부모님은 제가 현태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을 전혀 상상하지 못하셨어요. 집안에서는 말수 없는 장남이거든요. 그렇지만 집 밖에서는 제가 첫째인 줄 몰라요. 밖에서는 낯 가리지 않고 활발하게 다니거든요."

 그는 "촬영장에서는 남자 연기자 중 막내이기 때문에 애교 부리는 성격이 아닌 데도 선배들에게 애교를 많이 떨려고 노력한다"며 웃었다.

 현태의 아내 몽현을 연기하는 백진희는 `말이 잘 통하는 파트너`다.

 박서준은 "그동안 짝사랑하는 역할만 하다가 멜로 연기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진희 씨는 나보다 멜로 연기 경험이 많아 많이 배우고 있다"고 전했다.

 박서준이 배우를 꿈꾸게 된 것은 중학교 3학년 시절 학교 축제 코스프레 무대에 서면서부터.

 무대 위에서 `수천 개의 눈동자가 나를 향하는 희열`을 맛본 그는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연기학원에 다니면서 본격적으로 연기를 배우기 시작했다.

 서울예대 연기과에 들어갔지만 `그동안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 연기를 했다`는 자괴감이 들었다. 한 학기를 마치고 바로 군대에 갔다. 군을 제대하고 지금의 소속사를 만나 연기자로서 첫발을 내디뎠다.

 뮤직비디오를 제외하면 지난해 KBS2 드라마 `드림하이 2`가 그의 데뷔작이다. 이후 KBS2 시트콤 `패밀리`를 거쳐 `금나와라 뚝딱`의 현태를 만났다.

 "처음 연기를 시작할 때는 천직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그렇지만 하면 할수록 난 연기를 해야 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연기를 하는 게 즐겁습니다. 이제는 카메라 앞에서 조금씩 자유로워지는 걸 느껴요."

 그는 "앞으로 연기자로서 믿음이 가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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