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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DNA는…
부산의 DNA는…
  • 박재근 기자
  • 승인 2013.01.06 16:5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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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 재 근 본사 전무이사
 백만금으로 집을 사고 천만금으로 이웃을 산다는 백만매택, 천만매린(百萬賣宅, 千萬買隣)은 이웃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로 좋은 이웃이 프리미엄이란 예기지만 부산과는 먼 거리다.

 1963년, 부산시는 경상남도 부산시에서 직할시로 분리됐다. 1978년 김해군 대저읍ㆍ명지면, 가락면 일부를 편입했다. 또 1983년 경상남도 도청이 창원시로 옮겨온 후인 1989년 김해군의 가락면과 녹산면이, 의창군 천가면이 각각 편입되었다. 이 같은 땅 따먹기를 바탕으로 해 1995년 1월 1일 부산광역시로 성장했다. 그 과정에서 김해시는 김해(金海)란 바다를 뺏겨 자조적이지만 지명마저 변경해야 한다는 푸념이다. 각종 국책사업도 이웃한 경남은 안중에도 없이 제 잇속만 챙겼다. 부산시 장기발전계획, 행정구역 개편에 따른 김해와 양산시 편입계획 등 또 다시 경남을 넘보고 있다.

 부부가 이혼하면 남보다 못하다. 자식도 품 안의 자식이고 형제도 출가한 후는 각자 독립의 생활에 우선한다. 따라서 부산시가 취하려는 것을 보면 한마디로 형제도, 이웃사촌도 아닌 이혼한 부부와 흡사하다. 마치 법정에서 한 푼이라도 더 챙기려는 술수로 보인다.

 지난 10여 년간, 부산은 한 뿌리라고 상생을 외쳤지만 그 결과는 어떤가. 신항 및 경제자유구역청 내 행정구역 획정 등은 법적다툼 끝에 경남의 요구가 수용될 정도였고 지난 12월에 선정된 연구 개발특구 지정은 경남의 공동지정 요구를 묵살한 채 낚아채어갔다.

 로스쿨도 마찬가지다. 정부는 부산에 2개 대학을 지정, 전국에서 경남만이 배제되는 참담함을 겪었다. 해양경찰청도 김해이전 확정 후 뺐겼다. 거가대교, 김해경전철도 부산의 빨대효과로 경남의 상권이 피해를 당한다. 그런데도 분담금 조정에는 난색이다.

 이런 판에 남강댐 광역상수도 사업, 신공항의 가덕도 주장, 부산버스 거제투입을 노린 노선조정 등 부산의 현안을 경남이 양보하라는 것 아닌가.

 따라서 8일 홍준표 경남지사와 허남식 부산시장의 상생을 논하는 오찬회동도 관심이 집중되지만 결과는 기대할 게 없을 것 같다. 2012년 1월 11일, 기대를 모은 부산시장과 경남지사의 교환근무도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결과는 이해를 달리한 쇼였다. 신공항은 균형발전을 위한 기조에서 적지로 결정하자는 반면, 부산은 오직 가덕도였다. 또 남강댐 물 부산공급은 생떼나 다를 바 없다. 읍소라도 해야 할 판에 경남출신 부산시민들이 경남도를 찾아 ‘남는 물’을 달라는 경고성 주문에다 ‘남는 물을 달라’는 광고전은 여론몰이 압박용이나 다를 바 없다. 경남도민 절반이 낙동강 물을 원수로 한다. 그런데 부산시민이 ‘남강댐 물’을 먹겠다는 것, 그 자체가 난센스지만 부산은 한 목소리다.

 이에 비해 경남은 시군마다 현안과 지역별 특성도 달라 일체감이 없다. 따라서 홍준표 경남지사는 18개 시ㆍ군이 이해관계를 달리 할 수도 있지만 경남의 이익, 균형발전을 위해 한 목소리의 구심점이 되겠다고 했다. 도민들과 정치권도 합심해 공동보조를 취해야 한다. 이웃한 부산과는 현안이 산적하다지만 모두가 부산이 요구하는 것일 뿐 경남이 취할 것은 극히 미비하다.

 복숭아나무 우물가에서 자라났고/ 자두나무 그 옆에서 자라났네/ 어느 날 벌레 한마리가 다가와 복숭아나무 뿌리를 갉아먹으니/ 옆에 있는 자두나무가 복숭아나무를 대신하여 자신의 몸을 주었네/ 한낱 나무들도 몸을 바쳐 대신 하는데/ 형제들이 서로를 잊어서야 되겠는가.

 중국 악부시집(樂府詩集) 계명(鷄鳴)편, 이대도강 에 나오는 시다. 이웃한 자두나무가 복숭아나무를 대신해 돕는 것처럼 형제간에 우애가 있으란 이야기다. 하지만 부산에는 응용된 병법인 이른바 나의 살을 내주고 적의 뼈를 취하는 중국 고전 36계 병법가운데 11번째 계책인 적전계(敵戰計)를 주문한다. ‘당당한 경남 시대’의 첫 걸음도 경남도민의 이익이 전제돼야 한다. “잇속만 챙겼고 또 챙기려는 부산, 경남도민 절반이 낙동강 물을 원수로 한 상수도 공급에도 자신들은 ‘남강댐 물’을 먹겠다는 부산”에 대해 상생을 논할 자격이 있는가를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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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트레버 2013-01-06 23:11:52
그쪽의 오도방정 DNA도 다시 드러나나 보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