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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려와 나눔 넘치는 세상 되길
배려와 나눔 넘치는 세상 되길
  • 박재근 기자
  • 승인 2012.12.30 18: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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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 재 근 본사 전무이사
 마지막이라 말하기에…/ 너무나 아쉬운 시간/ 저 멀리 지나가 버린 기억/ 차곡차곡 쌓아/ 튼튼한 나이테를 만들게 하십시오.

 한해를 보내며/ 후회가 더 많이 있을 테지만/ 우리는 다가올 시간이/ 희망으로 있기에/ 감사한 마음을 갖게 하십시오.

 그리워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감사 안부를 띄우는 기도를 하게 하십시오./ 욕심을 채우려/ 발버둥 쳤든 지나온 시간을 반성하며/ 잘못을 아는 시간이/ 너무 늦어 아픔이지만/ 아직 늦지 않았음을 기억하게 하십시오.

 작은 것에 행복할 줄 아는/ 우리 가슴마다/ 웃음 가득하게 하시고/ 허황된 꿈을 접어/ 겸허한 우리가 되게 하십시오./ 맑은 눈을 가지고/ 새해에 세운 계획을/ 헛되지 않게 하시고 우리 모두에게/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을 주십시오. ‘한해를 보내면서 올리는 기도’란 이해인 수녀의 시다. 2012년도 다 하는 오늘, 우리 삶의 속도는 전보다 더 빨라졌다. 봄,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이 오기까지 우리 모두는 숨차게 달려온 시간들을 잠시 뒤로하고 겸허해지는 시간이다.

 봄날에는 온갖 꽃을 피우고 녹음방초 우거진 여름도 지났다. 그리고 엊그제 까지만 해도 만산홍엽이던 산야들이 지금은 모든 것을 다 비우고 내려놓은 채 묵상의 시간이다. 삭풍이 몰아치지만 또 다시 봄이 오기를 기다리면서 세월은 그렇게 지나간다.

 삶이 각박해졌고 경기(景氣) 불황에다 한파까지 겹치면서 연말 온정의 손길이 예전 같지 않은 건 사실이지만 배려와 나눔을 실천하는 사람이 따로 있는 건 아니다. 꼭 많은 재산이 있어야 가능한 것도 아니다. 보통 사람들도 참여할 수 있는 몫은 어디에나 있을 것이다. 미소 짓는 그 얼굴도 나눔의 정이 아니던가. 삶의 고달픔에도 연말이면 자선냄비를 달구게 하는 익명의 기부자들이 우리를 감동케 하지 않는가. 우리 주변엔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듯’ 나눔을 실천하는 사람들이 여전하다. 청소아줌마, 휴지 줍는 삶에도 온정을 전하는 팔순노인, 김밥할머니의 이웃사랑 등 우리 사회를 살맛나게 해주는 이 분들의 숭고한 나눔 정신에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나부터 내 주머니에서 조금 덜어 이웃과 나누는 기부릴레이에 동참하도록 하자. 경제적으로 쪼들린다고 마음마저 닫아두지 말자.

 내 안에 가득 차 있던 욕망 덩어리를 조금 비우고 이웃을 돌아보는 배려의 마음으로 채워 보자. 가난했던 우리 마음이 다시 풍요로워질 것이다. 우리 사회 전반으로 기부와 나눔 문화가 더욱 확산되길 기대한다.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성탄절 전야 미사에서 우리는 신과 어린이, 낯선 이웃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과 공간을 잃어 가고 있다고 이 시대 인류의 마음 상태를 그렇게 표현했다.

 그 대신 나와 내 주변 사람들의 행복, 성공을 위한 계획과 목표와 같은 내 자신의 욕망으로 그 자리를 채웠다고 했다. 그의 호소는 성공과 물질적인 부를 쫓다 보니 마음은 더욱 곤궁해진 우리 자신을 돌아보게 한다.

 한 해의 끝자락인 12월은 성찰의 달이다. 언제나 봄날 일 것처럼 교만하고 오만하지는 않았었는지 내 앞가림하고 살기에 바빠서 누군가의 마음에 상처를 주지는 않았는지 나는 지금 진정으로 사랑하며 살고 있는가를 생각해본다. 모든 일에 처음처럼 순수함과 열정이 변하지 않는다면 실망과 실패도 없으련만 수시로 초심을 잃고 허황된 꿈과 안일함에 허송세월을 보내기도 했다. 2012년도 다 하는 오늘, 연초에 꿈꾸고 계획했던 일들을 하나씩 헤아려 본다. 기쁨과 행복, 슬픔과 좌절을 겪으면서도 2012년을 무탈하게 보낸 것에 감사하고 2013년은 배려하고 나눔이 넘치는 해가 되길 기원한다. 지난 한 해 동안 신세지고 감사했던 사람들에게 편지가 쓰고 싶다. 고달프지만 당당한 삶의 꿈이 현실이 되기를, 그리고 배려는 나 자신을 위한 것이란 편지를 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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