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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금융상품이 금융소외자 외면해서야
서민금융상품이 금융소외자 외면해서야
  • 연합뉴스
  • 승인 2012.09.23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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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표적인 서민금융 상품인 새희망홀씨 대출이 제역할을 못하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박대동 의원이 낸 자료에 따르면 새희망홀씨가 2010년 11월부터 20개월간 저신용ㆍ저소득층에 빌려준 금액은 4천335억 원으로 희망홀씨로 운영됐던 직전 20개월간 실적 1조 1천412억 원보다 7천77억 원이나 줄었다. 전체 대출액에서 저신용ㆍ저소득층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기간 43%에서 17%로 급락했다. 정작 생계자금이 가장 절실한 금융소외자들을 외면하는 절망홀씨로 변했다니 안타까운 일이다.

 서민들이 새희망홀씨를 이용하기 어렵게 된 이유는 은행들이 위험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고객에게 대출을 집중한 데 있다. 새희망홀씨의 20개월간 대출실적은 같은기간 희망홀씨와 비슷한 2조 5천억 원대지만 저소득층에 대한 대출비중은 희망홀씨 때보다 무려 32%포인트, 저신용층 비중은 19%포인트나 각각 추락했다. 새희망홀씨 상품을 취급중인 16개 은행 가운데 13곳이 저신용층 대출비중을 최대 3분의 1 토막까지 낮췄다. 새희망홀씨는 금감원이 대출실적에 직접 개입할 정도로 서민금융에서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상품이다. 대출자 누적규모가 29만여 명에 달하고 지난 상반기에만 9만 8천여 명이 이용했다. 올해 대출 목표도 1조 5천억 원에서 2조 원으로 대폭 늘렸다. 하지만 금융소외자를 급격히 배제해 당초 역마진까지 감수한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던 상품이 생색내기용으로 전락하는 것이 아닌지 걱정된다.

 저소득ㆍ저신용층에 대한 새희망홀씨의 홀대가 심각한 것은 이 상품과 함께 3대 서민금융대출로 꼽히는 햇살론과 미소금융의 취급실적도 점차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농협과 신협 등 2금융권이 창업 및 생계자금 지원을 위해 운영중인 햇살론의 올 상반기 판매실적은 1천826억 원으로 작년동기 2천100억 원보다 뚝 떨어졌다. 연체율이 7%로 급등하면서 벌어지고 있는 현상이다. 동력이 떨어진 서민금융상품은 저축은행이나 카드사, 대부업계 등의 대출감소와 맞물려 저소득ㆍ저신용자의 금융소외를 가속화하고 있다. 신용평가기관에서 7~10등급을 받아 제도권 금융기관을 이용할 수 없는 금융소외자는 820만 명에 이른다. 반면 3대 서민금융상품 이용자는 10분의 1인 87만 명 수준이다. 정권 말이나 대선을 빌미로 서민금융에 대한 당국의 독려 소홀이나 취급기관들의 눈치보기가 있어서는 안되는 이유다. 부동산경기 침체와 가계부채 증가는 새로운 서민금융 수요층을 끝없이 양산할 가능성이 크다. 이들이 최소한이라도 금융지원을 받아 약화된 경제ㆍ사회적 기반을 개선할 수 있도록 서민금융상품 활성화 방안을 전반적으로 다시 한번 강구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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