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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청은 안다. 누가 ‘깜’인가를…
경남도청은 안다. 누가 ‘깜’인가를…
  • 박재근
  • 승인 2012.07.15 20: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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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 재 근 전무이사

 아류(亞流)의 시대인가. ‘깜’이 안 되는데도 대통령이 되겠다는 정치인이 너무 많다. 너도나도 나서는 이들 가운데는 스스로 진정성을 믿는지 의심스러운 이도 여럿이다. 새누리당의 당내 경선은 박근혜 후보의 독주여서 백설공주와 난쟁이 게임으로 치부될 정도다. 민주당은 문재인, 손학규, 김두관 후보의 3강 구도에 또 다른 후보자가 줄을 잇는다.

 # 경남도민들은 김태호, 김두관 두 전직 지사가 여야 후보로 각각 대권레이스에 나선 것에 관심을 쏟는다.

 그들은 경남지사 재직 때 자천타천으로 대통령 후보감으로 거론됐다. 물론 대통령 후보 반열에 올려놓으려는 바람막이용 일수도 있다. 또 지명도나 존재감을 높이기 위한 목적이 없지 않은 탓으로 혈세낭비도 자초했다. 6년과 2년간 재직기간의 길고 짧음은 차치하고 그들에 대한 도청 직원들의 평가는 극명하게 달라 단면을 엿볼 수 있다.

 # 김태호 전 지사, 또 광화문에 섰다. 도정을 쥐락펴락한 도정 3인방과 함께 손을 흔들다 질타를 받은 그가 이번에는 출근길 90도 큰절이다. 청문회 탈락이 엊그젠데 국민을 코미디의 대상으로 보느냐는 지적이다. 국회의원인 그는 1998년 경남도의원을 시작으로 거창군수, 두 번의 경남지사와 국회의원 선거의 승리를 통해 ‘선거의 달인’이라 불린다. 하지만 부지깽이도 꼽으면 당선되는 새누리당의 텃밭임을 감안하면 과대포장일 수도 있다.

 그는 훤칠한 외모에 스킨십도 좋아 당내 경선에서 의외의 결과를 기대한다지만 대권도전에 대한 우려 또한 적지 않다. 업무추진 능력에서다. 경남지사 시절 역점사업으로 추진했던 ‘이순신 프로젝트’의 실패, 수십억 원을 퍼 준 월드콰이어는 도민을 속인 국제행사로 드러났다.

 그래서인지 도정이 이벤트의 연속성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지난 2010년 총리 청문회 때 도청 직원의 ‘관사 도우미’ 활용,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을 둘러싼 ‘거짓말’은 도덕성에 직격탄을 맞았다. 당내 경선의 흥행사가 돼 지명도나 존재감을 높이기 위한 기회로 삼기에 앞서 입법 활동이나 지역현안 해결에 발 벗고 나서는 등 본연의 업무가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미지로 표를 얻으려면 오래가지 못한다.

 # 김두관 전 지사, 그는 지사 당선만으로도 우뚝 섰다. 집권여당의 안방인 경남에서 총선과 지사직에 도전, 5번이나 패한 사실은 스스로 십자가를 짊어짐으로써 화려하게 부활한 동기다. 이장, 군수, 장관을 지낸 스토리 등 리틀 노무현이라 불리는 그가 경남도정의 수장이 된 후는 ‘자이언트 김두관’이라 불리는 이유다. 그는 도정의 기반을 ‘민(民)은 가난한 것을 걱정하지 않고 균등하지 않은 것을 우려한다’(不患貧 患不均)는 것에서 출발했다.

 보편적 복지 사업으로 친환경무상급식, 어르신 틀니 보급 사업, ‘보호자 없는 병원’ 등은 타 지역의 벤치마킹 대상이 됐고 시ㆍ군간 균형발전을 위한 시책도 폈다. 여권의 텃밭인 경남에서 지방자치 부활 20년 만에 첫 진보성향의 경남지사가 탄생한 후 집권당 도의원의 인신공격성 질의에도 ‘대화 모드’를 한 번도 바꾸지 않았다. 그 예가 전국 광역자치단체장 가운데 유일하게 도의회 출석률 100%라는 기록이다. 도정 2년간 외압에 흔들리지 않고 내부 평가와 의견만을 참고한 인사는 노조와 직원들도 높이 산다. 하지만 그는 공약 143건 가운데 13건만 완료됐다. 130건은 정상 추진되고 있다지만 진보도정 2년은 미완의 작품이란 지적이다. 지사직을 중도 사퇴, 도정의 연속성에 문제가 생기게 만든 것도 흠결이다.

 # 유권자의 눈높이에서 지도자는 탄생한다. 각각 이유를 달리하지만 김두관, 김태호 전 경남지사는 대선레이스에 뛰어 들었다. 경남의 큰 정치인이 탄생하길 기대하지만 아류의 시대, 말과 행동이 다르면 불신을 낳는다. 로마의 패망도 불신에서 비롯됐다. 그래서 재직 중, 불신을 낳은 자가 누군지, 누가 ‘깜’인지를 묻고 싶다. 훤히 꿰뚫고 있는 경남도청 직원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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