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9 07:07 (월)
고용안정 버려야 기업이 산다
고용안정 버려야 기업이 산다
  • 권우상
  • 승인 2012.05.21 18: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권 우 상명리학자ㆍ역사소설가
 지난 2003년 7월 국내 쌍용차 차축 변속기의 50%를 공급하는 통일중공업이 노동조합의 괴롭힘에 견디지 못해 무기한 폐쇄를 단행한 적이 있다. 이 회사로부터 부품을 공급받는 현대, 기아, 쌍용, 대우버스들이 생산에 차질을 빚었고 통일중공업에서 차축 부품 등을 100% 납품 받고 있는 대우버스 측은 부품 부족으로 7월 23일부터 생산이 중단됐다. 이런 현상은 지금도 계속 진행중인 모양이다.

 미국 등에서는 해외로 생산시설을 이전하던 기업들이 다시 본국으로 귀환한다고 한다. 이명박 정부도 해외에 나가 있는 한국 기업들이 귀환하면 여러 가지 혜택을 준다면서 기업들에게 손짓을 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하지만 필자가 보기에는 해외에 나가 있는 기업들이 귀환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 이유는 노동조합의 강경한 투쟁 때문이다. 노동조합이 지금처럼 칼날을 세우고 있는 한 내국 기업이든 외국인 기업이든 한국 땅에 들어오지 않을 것이란 것이 필자의 판단이다.

 노동조합과 노무현 정부의 대립각 때문에 삼성전자는 중국 텐진 선전 등에 35곳에 생산기지를 건설했고 LG전자도 중국에 만도 12개 생산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삼성전자, LG전자의 해외 공장 직원은 5만 7천여 명에 달한다. 본사만 한국에 두고 생산라인은 모두 중국 등 해외에 옮겨놓는 추세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반면 미국의 앨라배마주는 외국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주법(州法)을 고쳐서 현대자동차 유치에 성공했다. 공장 부지를 무상으로 지원하고 노동조합 없는 공장 설립을 보장 받았다. 이런 사례는 주법에 위반이지만 일자리 6천개를 얻기 위해 선택한 길이었다. 결국 노무현 정부는 현대자동차 미국 현지 공장 설립을 막지 못해 일자리 6천개를 잃은 꼴이 됐다. 그후 현대자동차는 미국 앨라배마주에 연간 생산 30만 대 규모의 자동차 공장을 건설했다. 미국으로서는 엄청난 일자리 창출이었다. 베이징(北京)에 있는 현대자동차 대우버스의 공장은 연간 55만대의 생산능력을 가진 큰 공장이다. 이런 공장을 남의 나라에 넘겨주고는 한국은 지금 청년실업자를 고민하고 있다니 참으로 개가 들어도 웃을 일이다. 일국의 대통령이 국가의 날을 이렇게도 모르니 참으로 딱하다.

 한국은 김대중ㆍ노무현 정부 10년간 제조업의 70%를 이렇게 해서 일자리를 남의 나라에 주었다. 기업이 자유롭게 생산활동을 하려면 해고가 자유로워야 하고 칼날로 기업의 목을 겨누는 정부의 태도는 바뀌어야 한다. 세상에는 버려야만 얻는 것이 있다. 고용안정을 버려야 기업이 살아나고 기업이 살아나야 고용이 다시 늘어난다는 경제이론 쯤은 전문가가 아니라도 누구나 다 안다. 하지만 어찌된 셈인지 한국에서는 기업을 할려고 하면 노동조합의 등살에 고개를 짤래짤래 흔드니 누가 기업을 하려고 하겠는가. 지금은 국제경쟁력의 시대다. 비싼 제품, 결함이 많은 한국 제품을 사주는 외국 바이어는 어디에도 없다. 국민 역시 값비싼 양질의 좋고 첨단 기술로 개발된 외국 제품을 선호한다.

 이런 식으로 경쟁력을 상실하면 한국기업은 망할 수 밖에 없다. 만일 삼성, LG 등 대기업이 외국에 가지 않고 국내에만 머물고 있었다면 벌써 문을 닫아도 몇 번 닫았을 것이란 것이 필자의 판단이다. 기업이 망하는데 무슨 고용안정이란 말인가? 그런데도 이명박 정부는 고용안정만 부르짓고 있다. 영국의 대처수상을 본 받아야 한다. 실업이 늘어날 때 그녀는 오히려 대량실업을 가속화 시켰다. 한국 같으면 노동조합이 변란을 일으킬 만하다. 하지만 그녀는 실업이 늘어 나는대도 실업을 가속화 시켰다. 공무원 50%를 줄이고 공기업을 민영화 시켰다. 이런 조치 모두가 대량실업을 쏟아냈다.

 하지만 그 결과 영국은 국제경쟁력을 회복하는 개가를 올렸다. 외국 자본을 과감히 유치해 실업문제를 풀어냈고 다른 한편으로는 실업이 고용을 스스로 창조해 내는 결과를 얻었다. 고용안정과 경쟁력은 두 마리의 사슴과 같다. 만일 경쟁력을 먼저 잡으면 고용안정도 잡을 수 있지만 고용안정을 먼저 잡으면 경쟁력도 잃어 결국 두 마리 사슴을 다 놓친다. 그런데 한국은 어찌된 일인지 고용안정을 먼저 앞세운다. 실업자가 증가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인데 노동조합의 눈치를 봐서인지 정부는 고용안정만 내세우고 있다. 이런 정책은 결국 실업자만 쏟아낼 것이다. 고용을 늘리는 길은 경쟁혁신을 통해 이뤄지며 경영혁신은 해고가 자유로울 경우에만 시도될 수 있는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