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9 05:41 (월)
증폭되는 유로존 위기
증폭되는 유로존 위기
  • 경남매일
  • 승인 2012.05.20 17: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유로존 경제가 위태위태하다. 그리스에 이어 이번에는 스페인이다. 스페인 정부가 부분 국유화한 방키아에서 지난주 10억 유로 이상의 예금이 빠져나갔다. 이러한 뱅크런 조짐은 그리스 사태와 맞물려 세계 금융시장을 공포에 빠트렸다. 주요 국가의 증시가 맥없이 동반 급락했음은 물론이다. 뱅크런 공포에 이어 또 다른 악재가 터져나왔다. 스페인 중앙은행의 부실채권 발표다. 이에 따르면 지난 18일 스페인 은행의 부실채권은 전체 여신의 8.37%로 집계됐다. 1994년 8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일부 분석가는 스페인 은행의 부실채권 비율이 15% 수준까지 높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이미 스페인 은행 16곳의 신용등급을 강등했다. 그리스에서 촉발된 재정위기가 주변국으로 확산되면서 세계 경제가 살얼음판에 놓인 형국이다.

 유로존 위기가 얼마나 더 확산될지는 그리스에 달려있다. 그리스의 유로존 퇴출 여부다. 그리스가 유로존에서 탈퇴한다는 것은 4천억 유로의 부채를 못 갚는다는 뜻이다. 즉 채무불이행(디폴트)에 빠지는 것이다. 스페인과 이탈리아, 포르투갈 등으로 위기가 전염될 것임은 뻔하다. 그리스가 구제금융조건 완화를 요구하며 ‘벼랑끝 전술’을 펴는 것도 이러한 배경에서다. 주요 8개국(G8) 정상들은 19일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에 대해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이들은 공동성명을 통해 “우리는 그리스가 자신들의 책임을 존중하면서 유로존에 남아 있는 것이 이익에 부합한다는 점을 강조한다”고 밝혔다. 또 프랑스와 독일, 이탈리아는 다음달 로마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그리스 사태 등 현안을 논의한다. 하지만 국제공조라는게 그렇게 견고한 것은 아니다. 회원국의 입장도 다 다르다. 일단 내달 17일 그리스의 총선 결과가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이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그리스의 퇴출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특히 독일은 그리스의 긴축이행을 요구하는 강경노선을 고수하고 있다.

 유로존 사태가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렵다. 분명한 것은 단기간에 해결되기 어렵다는 점이다. 두고 두고 ‘외풍’에 취약한 한국경제를 괴롭힐 것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6%로 내렸다. 작년 11월 예측치인 3.8%보다 0.2%포인트 낮아진 것이다.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것은 최근 경기둔화세가 심각해지고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번 전망은 그리스, 스페인 등의 재정위기가 완만히 봉합된다는 전제에서 나온 것이다. 사태가 나빠지면 성장률은 더 악화될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유로존의 붕괴 가능성이다. 지금도 위기 이전 상태를 완전히 회복하지 못했다. ‘리먼의 악몽’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정부의 철저한 대비를 다시 한번 촉구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