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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 죽는다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 죽는다
  • 이승철
  • 승인 2012.05.03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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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승 철밀양경찰서 수사지원팀장

이 승 철
밀양경찰서 수사지원팀장

 수원사건 공분에 할 말조차 잃었는데 112신고 를 받지 않아 성폭행 당했다는 기사는 엎친데 겹친 격 숨통을 조인다. 언론을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특종 기사에 혈안인 것은 곱지 않다.
 흔히 `문(文)은 무(武)보다 강하다` 라는 말로 대변함은 국민들에게 균형이 맞춰진 올바른 정보를 전달할 책임성을 역설함이 아닐까.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 맞아 죽는다`고 했다. 온갖 비리의 온상이 경찰인 마냥 한 조직이 위태로울 정도다. 밉니 곱니 해도 국민 가까이는 경찰이 있을 뿐인데 말이다.
 필자는 수원사건에 버금가는 실재상황을 처리한 경험이 있다. 어눌한 목소리로 살려 달라는 말을 남기고 끊어진 112지령실 녹음을 몇 번이고 공청하면서 가족과 함께 편히 쉬고 있을 전 직원을 비상소집 수색에 동원하고 통신조회 등 밤을 지새워 해결한 결과는 남이야 어떻게 되던 자기중심적 사고에 빠져 있는 사회의 단면을 보는 듯해 허탈했다. 소통의 부재가 부른 비생산적 요소가 판단조차 흐리게 할 무수한 현실 앞에 자신이 없어진다.
 위기를 모면할 방책 없이 무차별적 피해를 입은 피해자의 희생에 변명의 여지가 없지만 위기를 자초한 동기에 대해서는 피해자 자구의지의 부족함이 아쉽다. 위기상황이 해소되고도 전화기조차 꺼버리고 쉽게 잠을 잘 수 있는 배짱이며, 겁박상태의 위기가 해소되고 도움을 청할 수 있는 공간에서조차 범인에 동화돼 사후에 일어날지 모를 또 다른 위기에 빠져드는 안일함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가해자와 함께 소지품을 찾으러 왔다면 도움을 요청하는 눈치라도 보낼 수 없었을까. 태연히 애인으로 행세해 범인에 동화되고 마는 스톡홀름증후군 같은 심리적 요소는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또한 시연에서 전화 연결이 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긴 했지만 통화 연결이 되지 않을 경우 기록이 남지 않는 기계적 오류 등 향 후 오해의 소지도 없지 않으므로 보완이 시급하다. 경찰은 범죄자와 싸우는 경계하고 살피는 직업이다. 한시도 범죄예방에 소홀함이 있을 수 없다. 일련의 사건을 반면교사로 본연의 업무에 충실 할 수 있도록 경찰을 보는 인식도 변했으면 한다.
 비온뒤 땅은 더 굳어진다고 했던가. 매화 향기 찬바람 맞으며 피어나고 명검이 거친 연마를 통해 다듬어 지듯 국민의 질타는 믿음에 대한 채찍일 것이다. 더 살피고 더 듣고 더 이해시키는 정성치안으로 국민 속의 국민의 경찰로 거듭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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