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는 겨울철에는 지표면 사이에 남아있던 수분이 얼어붙으면서 토양이 부풀어 오르는 ‘배부름 현상’이 나타난다. 그러다가 다시 요즘처럼 날이 풀리면, 얼었던 공극수(토양을 형성하는 입자사이로 흐르는 물)가 녹아내리면서 지반을 약화시킨다. 이때 지반침하가 건축물의 구조를 약화시켜 균열 및 붕괴 등 안전사고로 이어진다. 특히 낮과 밤의 온도착 많은 2월에서 4월초까지는 이 같은 사고위험이 도처에 도사리고 있다. 지난 해 3월에는 인천의 한 다세대 주택 옆 옹벽이 완전히 무너져 내려 도시가스관이 깨져 가스가 새고, 인근 주택의 붕괴위험이 발생 주민들이 긴급히 대피하는 등 소동이 있었다.
특히 이처럼 가파른 도로나 공사장 절개지 주변, 오래된 축대, 낡은 옹벽 등 해빙기 안전사고 발생위험이 높은 지역에서 지반침하가 일어나면, 가스나 전기, 배관 등이 파손돼 자칫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도 있다.
소방방재청에 따르면 이 같은 해빙기 붕괴사고는 최근 5년간 총 86건이나 발생했고, 이중 절개지ㆍ낙석위험지역 사고가 51건으로 가장 많았고, 건설공사장 13건, 축대ㆍ옹벽 13건, 기타 건축물 등의 순이며, 인명피해 무려 48명에 달했다.
그리고 차량운행 시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해빙기에도 도로의 습기에 의해 사고가 자주 발생한다. 요즘처럼 날씨가 풀리면 아스팔트가 머금었던 얼음 알갱이가 녹으면서 습기가 발생하게 되고 도로표면이 미끄러워져 브레이크를 밟는다고 해도 제동거리는 5m 이상 길어지게 된다. 해빙기 도로의 습기상태는 육안으로 구분이 어려워 특히 운전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지난 21일 8시쯤 일본인 관광객을 태운 대형버스가 습기에 의해 미끄러져 고가도로 난간에 걸려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었다. 해빙기 교통사고의 위험성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하는 사고였다.
봄이 되면 레저 활동이 급증하고, 그에 따라 안전사고도 많이 발생하게 된다. 특히 해빙기 얼음은 가장 위험한 요소. 기온이 올라가면 강이나 호수의 가운데로 갈수록 얼음이 얇아지고 아래쪽에서부터 녹기 때문에 얼음낚시, 스케이트 타기 등 활동 중 사고사례를 흔히 접할 수 있다.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매우 위험한 사고이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