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9 03:56 (월)
영산인들의 긍지
영산인들의 긍지
  • 성득용
  • 승인 2011.11.27 20: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성 득 용창녕군 문화해설사
 창녕군 영산면에서는 해마다 3월의 첫날부터 3일까지 영산 3ㆍ1 문화제 행사를 하고 있다.

 3ㆍ1절을 맞이해 1919년 일제 강점기에 대한의 독립을 염원하며 민중에 의해서 불길처럼 일어났던 3ㆍ1만세운동 때 활약했던 영산인들의 정신을 이어 받고 당시에 희생됐던 순국선열들을 추모하는 행사를 축제화해 여는 것이 영산 3ㆍ1문화제이다.

 영산면은 신라시대에는 서화현, 상약현이었고 고려 태조 23년에 영산현으로 개칭했다. 조선 태조 3년인 1394년 계성현을 병합했으며 조선후기인 1896년에는 경상남도 영산군이었다. 1914년에 창녕군에 병합되기는 했으나 영산지역은 오랜 기간 독립된 군, 현, 의 중심지역이었다.

 그러한 영산인들의 긍지와 자존심이 1919년 기미년 3월 초하루 영남 지역에서 최초로 결사대를 조직해 영남지역 3ㆍ1만세운동을 주도했으며 전국적으로 일어난 3ㆍ1만세운동의 영남의 축이 되게 했다.

 이러한 선대의 정신을 이어받은 영산인들의 긍지는 어느 지역 보다 드높다. 그러한 영산인들의 정신이 중요무형문화재 제25호인 `영산쇠머리대기와` 중요무형문화재 제26호인 `영산 줄다리기` 에 잘 녹아있다.

 쇠머리대기는 음력 정월 보름날에 행하는 민속놀이의 일종인데 민속놀이치고는 행사가 거창하고 매우 조직적이다.

 나무쇠를 만들기 위해서는 목욕재계하고 산신에게 나무를 베어서 쇠머리를 만든다는 고사를 지내야 한다.

 그렇게 베어온 나무로 쇠머리 모양의 구조물을 만드는데 싸움을 지휘하는 대장, 중장, 소장이 올라 설수 있는 공간이 있고 많은 사람들이 어께로 멜 수 있는 구조로 만든다.

 그리해서 대보름날이 되면 나무쇠를 메고 싸움터로 나가기 전에 동서 양편에서는 농악을 치고 깃발을 흔들며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쇠머리 위에서는 대장, 중장, 소장 세 사람이 올라타고 지휘를 하는데 사람들은 대장의 지휘에 따라 힘차고 민첩하게 행동해야만 승리할 수가 있다. 싸움은 상대방의 쇠머리를 쓰러뜨리거나 자기편의 쇠머리로 상대방의 쇠머리 위를 덮쳐 땅에 닿게 하면 이기게 된다.

 영산 줄다리기 역시 지역의 민속놀이치고는 그 행사규모가 아주 크고 동원인력 역시 엄청나다. 지름이 1m에 길이가 50m나 되는 큰 줄을 암, 수 구분하여 좌우로 어른 팔뚝 굵기의 곁 줄 수백 개를 짚을 꼬아 붙여서 만든 다음, 당일에 암, 수의 줄을 많은 사람들이 잡아당겨도 끊어지거나 풀어지지 않도록 비녀목이라 부르는 큰 나무토막을 꽂아서 연결한다.

 줄 위에 올라선 대장이 지휘를 하면 줄다리기가 시작되고 각 마을의 농악대는 빠른 장단으로 사람들의 흥을 돋우는 가운데 줄을 당겨 상대방이 딸려오면 이기는 것이다.

 줄다리기는 주로 정월 대보름을 전후해 풍년을 기원하는 농경의식이었으나 현재는 3ㆍ1 문화제 행사의 하나로 영산 쇠머리대기와 줄다리기를 같이하고 있다.

 이 두 행사를 준비해서 치르려면 많은 인력과 시간과 자금이 필요하다. 영산인들은 이 전통을 아주 오랜 세월을 계승 보존해왔다. 경제적인 이익이 생기지도 않고 수많은 날을 몸 붙여서 공을 들여야 하는 힘든 행사를 영산인들은 묵묵히 오랜 세월을 이어온 것이다. 일개 면 단위 지역이지만 `사적보존회`를 결성해 선조들의 아름다운 전통을 지켜온 영산인의 정신과 그 힘의 원동력은 바로 `창녕의 중심은 영산`이라는 영산인들의 자존심과 긍지였다.

 지금은 이 아름다운 전통 행사가 중요 무형문화재로 지정돼 창녕군에서 행사비를 지원받고 전 창녕군민이 참여해 영산인 들의 힘도 덜어 주고 여러 가지 부대행사를 곁들여 전국적인 명성을 얻는 큰 축제로 발돋움했다.

 축제는 놀이마당에서 해마다 3월 1일부터 3일까지 3일간 열린다. 근처에는 보물 제564호인 아름다운 무지개다리 `영산만년교` 와 전국에 있는 6개의 석빙고 중의 하나인 사적 제 169호인 `영산석빙고`를 답사할 수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