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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산동네 <41>
꿈꾸는 산동네 <41>
  • 경남매일
  • 승인 2011.08.16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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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0화 외식 -2-

글 : 임 상 현 / 그림 : 김 언 미

미래에 대한 희망으로 들뜬 동출


 "처음엔 친구가 한조가 되면 물만난 개기처럼 농땡이 치기 십상이라고 생각했던기 기우 였던기라. 요즘 두 사람이 척척 손발이 맞아 일을 확실하게 마무리 짓는 것을 보면 그만 입이 딱 벌어진다 카이."

 십장은 두 사람과 함께 있는 개인 자리에선 으레 그렇게 말하며 추켜세웠다.

 그렇다 보니 동출 입장에서는 막노동 일이라도 차츰 보람을 느끼기 시작했다. 요즈음은 친구인 종복의 적극적인 지원 속에 시멘트 바르는 기술도 차츰 익히기 시작했다. 어떨 땐 종복의 입에서 이제 약간만 더하면 사수도 넘어서겠다는 말이 농담반 진담반 터져 나오기까지 했다.

 "당신 뭐가 그리 좋은지 빙긋 웃다가도 골똘히 생각하는 표정을 짓기도 해요?"

 옆에 있던 양례가 그렇게 말하고 나서야 동출이 지나간 생각에 빠져있다 제자리로 돌아온다.

 "내 민복이가 다시 학생이 된 일이 하도 기뻐 잠시 딴 생각 했던 갑소. 참 민복아 회사에서도 잘 협조 되었다 캤제?"

 "아무렴요 아부지. 직장에서도 저녁 5시만 되면 학교에 보내주기로 특별히 약속 해줬어요. 수업이 없는 주말에는 잔업으로 보충하기로 저도 회사 배려에 따른 보답에 대신하기로 했고예." "민석이 아부지 오늘은 식사를 마치고 백사장에 같이 놀러 가이시더. 백사장 야경이 좋다 캅디더."

 양례의 그 말에 모두 환영하여 식사를 마치고 온 가족이 백사장으로 향했다.

 백사장은 밤이 되자 제법 찬바람이 불고 있었다.

 하지만 옷깃을 여미고 마치 연인처럼 엄마는 민석과 아버지는 민복과 팔짱을 끼고 백사장을 거닐었다.

 백사장은 곳곳에 가로등이 설치되어 대낮같이 환했다.

 여기저기에 놀러 나온 가족들이 유난히 많이 눈에 띄었다. 입학시즌이라 그런지 교복을 입은 학생을 사이에 두고 가족단위로 바람을 쐬러 온 사람도 더러 보였다.

 모든 가족들이 모처럼 만의 외식을 겸한 외출에 들뜬 모습이어서 도시로 이사온 후 처음으로 동출은 뿌듯함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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