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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무친 경남도
사고무친 경남도
  • 박재근 기자
  • 승인 2011.04.10 23: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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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재근 칼럼이사/취재본부장
 대한민국이란 나라꼴이 말이 아니다. 마치 갈가리 찢겼다고 할 정도로 제 각각이다. 수도권 과 지방, 지방 대 지방 등 전면전과 각계전투는 연일 계속되고 있다. 이런데도 청와대, 국회는 한발 뒤에서 면피용의 목소리만 높을 뿐이다. 정말 걱정이다. 대통령에 대한 신뢰마저 무너진 판에 컨트롤타워 부재를 탓할 수도 없다. MB정부 출범 후 국책사업을 둘러싼 갈등이 단초가 돼 망국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첨단의료복합단지(강원, 충청, 대구ㆍ경북, 광주ㆍ전남, 부산ㆍ울산ㆍ경남, 경기)와 세종시(충청-수도권) 논란에서 1차 대결이 벌어졌다.

 동남권 신공항을 놓고 경남ㆍ대구경북과 부산 간 영남권이 쩍 갈라지는 2차전을 치렀다. 하지만 정부의 백지화발표에도 휴화산이다. 이제는 과학비즈니스벨트(경남, 충청권, 대구ㆍ경북, 광주ㆍ전남, 경기)로 전국이 들썩인다. 또 경남은 전북과 LH본사의 일괄 및 분할이전을 두고 경쟁이며 수도권 규제완화로 수도권과 지방은 3차전에 돌입했다.

 수도권에서는 이를 지역이기로 몰아붙이지만 갈등의 책임을 지역 이기주의로 몰고 갈 수는 없다. 대선 당시 공약을 쏟아낸 후 공약 뒤집기를 밥 먹듯 해 불신을 자초했다. 경제ㆍ정치논리를 입맛에 따라 번갈아 가며 바꾸며 임기 4년차까지 끌어오다 백지화를 통보한데다 나눠 먹기식 추진으로 분란을 자초한 때문이다.

 국회의원도 `지역개발` `균형개발`이란 그럴싸한 명분만 고집, 갈등의 조정자 역할은 포기한 채 선거 때 표계산에만 충실했고 전국 곳곳도 국책사업 유치에만 급급해 갈등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과학벨트를 두고 영남권은 국책 사업을 충청권이 독식하려 한다며 분산 배치를 요구하고 충청권은 삼각벨트란 영호남분산에 절대 반대다.

 이와 함께 이명박 대통령이 공기업 효율성 차원에서 추진했던 토지공사와 주택공사의 통합 문제도 부메랑이 돼 돌아왔다. 통합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본사를 어디로 이전해야 할지를 두고 전북(토공 예정지)과 경남(주공 예정지)이 팽팽하게 맞서 있다. 특히 이 문제는 선거를 앞두고 영호남 간 갈등으로 비화될 우려마저 있다. 여권으로서는 더욱 조심스럽게 접근할 수밖에 없지만 화근을 자초한 탓이다.

 국가백년 대계란 국책 사업도 보는 관점에 따라 다르다. 미래를 보는 시각이 첨예하게 갈리는 것이다. 문제는 이 갈등을 책임져야 할 사람들이 오히려 갈등조장에 앞장서고 있다는 점이다. 국책 사업의 유치를 위한 지역 간 경쟁은 불가피하다. 낙후된 지역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하다는 지역 주민들의 절박한 요구는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자치단체 간 지나친 경쟁이 지역감정을 자극, 국가 전체가 사분오열될 수도 있다는 점은 우려스런 일이다. 정부와 정치권이 국가 균형발전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하지 못한 때문이다. 지방의 유치 경쟁은 근본적으로 서울과 수도권의 지나친 팽창에 그 원인이 있다.

 돈과 사람이 서울로 몰리면서 지방은 미래의 활로를 잃고 있는 게 오늘의 현실이다. 나라를 갈가리 찢어놓는 지역 간 출혈 경쟁의 갈등을 풀기 위해선 먼저 서울의 비대화를 막아야 한다. 국가 균형발전의 실천은 우리의 미래를 좌우하는 최우선 과제다. 수도권 규제완화, 부동산 취득세 50% 감면, 신공항 백지화 등 일련의 사건들은 모두 지방 죽이기라고 해도 별반 다를 바 없다. 영남, 호남, 충청 등 국책사업의 불똥은 지방과 수도권의 충돌로 비화돼 전면전 양상을 띠며 확산일로를 걸을 게 뻔하다. 정치, 경제, 문화, 사회, 체육 등 사회생활 전반에 걸친 수도권 블랙홀을 부추기는 정부, 속도 조절도 못하고 되레 역성을 들고 있는 정부가 더 큰 문제다. 신공항 백지화 후 부산과 대구경북 시도지사는 대통령과 독대했다.

 물론 후폭풍을 다독거리는 차원이지만 반사이익도 챙긴다는 여론이다. 그럼 경남은 낙동강 오리알인가. 도와줄 형님도 없는 경남, 청와대도, 정치권도 챙겨주질 않는 경남, 그래서 경남도민들은 분기탱천(憤氣撑天)해 있다. 한나라당에 대한 몰표가 이 같은 사태를 불렀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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