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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원 영하 26도.."소주병까지 얼었어요"
철원 영하 26도.."소주병까지 얼었어요"
  • 경남매일
  • 승인 2011.01.17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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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낮에 휘발유차까지 시동 안걸려..운행 포기
▲ 17일 새벽 중부전선 최전방지역인 강원 철원지역의 아침기온이 영하 26도까지 떨어지는 등 강추위가 절정에 이르면서 갈말읍 한 주류도매업체의 소주병들이 하얗게 얼었다.

    "기온이 영하 20도까지 떨어져도 휘발유 차량은 대부분 시동이 걸리는데.."
17일 아침기온이 영하 26도까지 떨어진 철원군 동송읍의 한 주민은 "어제부터 기온이 영하 23~24도까지 떨어지면서 휘발유 차량도 시동이 안걸려 옆 차량과 배터리를 연결시켜도 시동이 걸리지 않고 있다"면서 "기온이 올라갈 때까지 기다리는 수 밖에 없다"고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갈말읍 한 주류상가의 경우 웬만한 추위에는 얼지 않는 소주병들이 모두 한꺼번에 얼어 `아이스 소주'로 변했다.

   창고 밖에 쌓아놓은 소주병은 며칠 전부터 동장군이 기승을 부리면서 서서히 얼기 시작해 최근에는 병 속이 모두 하얗게 얼어버렸다.

   한파가 엄습하면서 소주보다 알코올 농도가 낮은 맥주의 경우 병이 얼어터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모두 창고 안에 넣어 두었지만 소주는 괜찮겠거니 하고 밖에 쌓아두었다고.

   업체 관계자는 "날씨가 너무 춥다보니 소주병들도 얼어버렸다"면서 "과거 25%에 이르던 알코올 농도가 20.1%까지 떨어지면서 어는 소주가 많아졌다"라고 귀띔했다.

   주민들은 한파가 몰아치면서 아침부터 자동차의 시동이 걸리지 않아 애를 먹었다.

   도로변에 놓아둔 차량은 물론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주차해 놓았던 경유 차량들도 강추위에 얼어붙어 시동이 걸리지 않는바람에 아침부터 출근길 운전자들의 발목을 잡았다.

일부 휘발유 차량도 옆 차량과 배터리를 연결해 시동을 걸려고 시도했으나 걸리지 않아 주민들이 운행을 포기하는 경우도 눈에 띄었다.

   동송읍의 한 주민은 "기온이 영하 20도까지 떨어져도 휘발유 차량은 대부분 시동이 걸리는데 어제부터 영하 23~24도까지 떨어지면서 옆의 차량과 배터리를 연결시켜도 시동이 걸리지 않고 있다"며 "오후에 기온이 올라갈 때까지 기다리는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파로 주민들이 외출을 꺼리면서 최전방 마을과 읍내는 하루종일 한적한 모습을 보였으며 일부 아파트나 단독주택 등의 수도계량기가 얼어 유리가 깨지거나 작동을 멈추는 정도는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었다.

   이와 함께 '한국의 나이아가라 폭포'로 불리는 한탄강 상류의 직탕폭포의 시원한 물줄기는 모두 하얀 얼음기둥 속에 갖혀 버렸다.

   한파 속에서도 공무원과 군인들은 두터운 방한복을 껴입고 새벽부터 한파와 싸우면서 구제역 방역작업을 하느라 발을 동동거렸다.

   하지만 일부 차량들이 소독약이 차량 유리에 얼어붙는 것을 피하기 위해 과속을 하거나 항의하는 경우가 있어 이들을 더욱 힘들게 했다.

   철원군 관계자는 "기온이 크게 떨어지면서 새벽부터 한파와 싸우는 것도 힘들지만 차량 유리가 어는 것을 피하기 위해 통제초소를 갑자기 과속으로 달리는 차량들이 많아 아찔할 때가 있다"면서 "올겨울은 한파에다 구제역까지 겹쳐 참 힘들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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