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9 00:46 (월)
할석분좌(割席分坐)
할석분좌(割席分坐)
  • 류한열 기자
  • 승인 2010.11.09 09: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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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적으로 싸우다 서로 같은 형편이 되면 동지가 된다. ‘가재는 게 편’ 같은 형국이 여야 국회의원 간에 만들어지고 있다. 정치권이 7일 전국청원경찰친목협의회(청목회)의 입법로비 수사를 명분으로 한 검찰의 국회의원 사무실 및 자택 압수수색에 대해 야당은 전면전을 선포하고 여당도 압수수색이 신중하지 못했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참으로 실소를 금할 수 없다. 법을 만드는 국회에서 법대로 하면 될 것을 다짜고짜 검찰을 몰아 부치고 있다.

 한(漢)나라 말에 관영(管寗)과 화흠(華歆)은 같이 공부하는 친구였다. 어느 날 책을 읽고 있는데, 높은 관리 행차소리가 나자 관녕은 자세를 그대로 해 독서를 계속 했지만 화흠은 책을 덮고 나가 그 대열을 구경했다. 화흠이 그 모습을 부러워하자 관영은 깔고 있던 돗자리를 끊어 절교를 선언했다. 할석분좌(나눌 割, 자리 席, 나눌 分, 앉을 坐)는 서로의 가치관의 차이 때문에 자리를 갈라 따로 앉는다는 뜻이다. 여야가 늘 할석분좌해 끊임없이 다른 목소리를 내다가 밥그릇이 걸린 문제에서는 같은 자리에 앉아 ‘초록은 한빛’인 것을 보여 주는 것 같아 뒤끝이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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