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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건한 동맹 확인한 한미 정상회담
굳건한 동맹 확인한 한미 정상회담
  • 경남매일
  • 승인 2010.06.28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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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미 두 나라에서 전시작전통제권(이하 전작권) 전환 연기 문제를 둘러싸고 빚어져 온 논란이 완전히 종식될 수 있게 됐다. 덧붙여 양국이 서명식을 한 지 꼬박 3년간 방치돼온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한 비준 절차를 내년 초에 밟을 수 있는 계기도 마련됐다.

 이명박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6일 캐나다 토론토에서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를 앞두고 가진 양국 정상회담에서 전작권 전환 시기를 2012년 4월 17일에서 2015년 12월 1일로 3년 7개월여 동안 연기하기로 전격 합의했다.

 전작권 전환 연기는 양국에 ‘뜨거운 감자‘와도 같은 민감한 사안으로 두드러져 왔던 만큼 이번 정상회담에서 어떤 방향으로 논의가 이뤄질지 비상한 관심이 쏠렸었는데 전환 연기 시점을 확실하게 못박은 합의가 이뤄진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전작권 전환 연기 합의가 한반도뿐 아니라 기존의 안보 상황에 비춰 매우 적절하다고 평가하면서 한미 군사동맹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양국 정상의 이번 합의로 그동안 전작권 연기 문제를 놓고 국내에서 거듭해온 소모적인 논란은 종지부를 찍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전작권이란 한반도 유사시에 한국군과 미군 증원군의 작전을 통제할 수 있는 권리인데 지난 2007년 2월 양국은 애초 2012년 4월 17일 오전 10시를 기해 이를 한국군에 넘기기로 하는 문서에 서명했었다. 1994년 12월 평시작전통제권을 환수한 지 18년째 되는 해에 전작권까지 넘겨받게 됐던 것이다.

 하지만, 두 나라는 작년 5월 25일 북한의 2차 핵실험으로 전작권 전환 시기 조정 필요성에 공감하고서 물밑에서 전작권 전환 연기 문제를 논의해왔다고 한다.

 특히 지난 3월 26일 발생한 천안함 폭침 사건은 이런 논의에 더욱 속도를 내게 한 계기가 된 것으로 짐작된다. 정상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올해가 한국전쟁 60주년이라는 점과 천안함 사태에 비춰 한미 군사동맹의 중요성을 부각시킨 것은 이와 무관치 않다고 여겨진다.

 두 나라는 애초 전작권 전환이 이뤄지게 돼 있던 2012년이 한국은 물론 미국, 중국, 러시아 등 주변국 정권이 바뀌는 시기여서 한반도 정세가 흔들릴 수 있다는 점, 한국군이 전작권 환수 후 꼭 필요한 독자적 작전 능력을 완벽하게 갖추려면 시간이 걸린다는 점도 고려했다고 한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은 지난 3년간 양국 관계에서 가장 민감한 문제로 꼽혀온 전작권 전환 연기와 한미 FTA 비준이라는 양대 현안 해결에 획기적인 돌파구를 열었다고 평가할 만하다.

 전작권 전환 연기 문제가 이번 정상회담에서 긍정적인 방향으로 논의될 것이라는 전망은 나왔었으나 한미 FTA 비준에 대한 오바마 대통령의 확고한 의지 천명은 다소 뜻밖의 소득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오바마 대통령은 오는 11월 서울 G20 정상회의 참석차 방한할 때까지 한미 FTA의 쟁점을 말끔히 없애고 나서 내년 초에는 비준동의안을 미 의회에 제출하겠다고 처음으로 구체적인 일정을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를 위해 한국 측과 ‘새로운 논의’에 들어가라고 미 무역대표부(USTR)에 지시했지만 ‘새로운 논의‘가 ‘재협상’은 아니라고 했다고 한다.

   ‘재협상‘이라는 말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우리 정부의 입장을 헤아려 오바마 대통령이 이 부분을 확실하게 정리해준 같아 다행이다. 하지만, 재협상이 아닌 ‘실무협의’라 하더라도 어차피 쇠고기와 자동차 문제가 최대 걸림돌로 등장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여 협의 과정이 그리 순탄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전작권 전환 연기를 대가로 한미 FTA를 미국에 유리한 쪽으로 사실상 재협상하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는 사람들이 일부 있다면 정부로서는 이것이 허구라는 점을 설득력 있게 해명하려는 노력 또한 긴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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