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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전사 ‘아쉽지만 잘 싸웠다’
태극전사 ‘아쉽지만 잘 싸웠다’
  • 경남매일
  • 승인 2010.06.27 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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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극전사들의 월드컵 도전이 아쉬움을 남긴채 끝을 맺었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26일 열린 남아공 월드컵 우루과이와의 16강전에서 혼신의 힘을 다하고도 1대2로 석패, 아름다운 도전을 마무리했다.

 비록 8강전 진출이 좌절되긴 했지만 후회없는 한판이었다. 역대 A매치 전적 4전 전패,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6위, 예선리그 무실점 등은 우루과이 대표팀이 달고 다니는 수식어들이다. 객관적 전력으로는 우루과이가 한국보다 한수 위라는 뜻이다.

럼에도 우리의 태극전사들은 어느 때보다 넘치는 자신감으로 경기를 주도했다. 우루과이의 화려한 개인기에 결코 밀리지 않았고 오히려 투지는 앞섰다. 그래서 아쉽지만 정말 잘 싸운 경기였다.

 이런 선수들의 투혼은 12번째 선수인 ‘붉은 악마들’의 열정적인 응원이 있어 가능했다. 태극전사들이 뛰면 밤낮 가리지 않고 비까지 맞아 가면서 한마음이 돼 ‘오 필승 코리아’를 외쳤다.

 태극전사들의 든든한 지원군이 된 것이다. 원정 월드컵 첫 16강의 목표를 이룬 태극전사와 붉은 악마들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

한국 축구의 변신은 결코 우연히 이뤄진 게 아니다. 우선 대표 선수들의 세대교체가 눈에 띈다. 세대교체 문제는 성적을 지상 최대의 과제로 여기는 한국 스포츠가 안고 있는 고질병중 하나다. 말로는 세대교체하면서도 성적에 급급하다 때를 늘 놓쳐 왔기 때문이다.

축구도 마찬가지다. 코칭스태프는 늘 성적 스트레스를 달고 산다고 한다. 성적에 따라 자리 보전까지 어렵게 되는 경우가 허다해 당장 성적을 내주는 기존 선수들에게 집착할 수 밖에 없다고 한다.

 그러나 토종 허정무 감독은 달랐다. 무명의 박지성을 발굴해 과감히 태극마크를 달아줬고 20대 초반 나이에 대표팀의 주축이 된 이청용과 기성용도 그의 작품이다.

 21살의 공격수 이승렬과 미드필더 김보경은 한국 축구의 미래를 짊어질 ‘젊은 피’로 수혈됐다. 세대교체의 그림을 미리 그린 허 감독의 안목에 찬사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2002년 월드컵 4강을 계기로 도입된 과학적 트레이닝도 한국 축구의 전력을 한단계 상승시켰다.

 우리의 월드컵 도전은 결코 멈출 수가 없다. 4년뒤인 2014년 브라질대회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허정무 감독은 16강전을 마친 뒤 눈시울을 붉혔다.

 분명 아쉬움 때문일 것이다. 충분히 넘을 수 있는 고비를 넘지 못하고 8강의 꿈을 접어야 했기 때문이다. 허 감독은 우리 축구의 구조적 보완책중 하나로 ‘수비수 천대’를 꼽았다고 한다.

 한국 축구의 미래를 위해서는 세계 수준의 수비수 양성이 시급하지만 국내에서 수비수가 천대 받는 한 불가능하다고 허 감독은 꼬집었다. 4 경기를 치르면서 절감한 부분일 것이다. 일본외에 해외에서 뛰는 수비수가 하나도 없는 것만 봐도 허감독의 말을 실감할 수 있다.

 축구협회는 세계 축구 강호들이 철벽 수비진을 자랑하는 것을 거울 삼기 바란다. 박주영, 박지성. 이청용 등 해외파들이 주축이 돼 16강 진출의 대업을 이뤘지만 막강 수비진 구축 없이는 8강, 4강이 불가능할지 모른다.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에는 엔트리 23명중 10명이나 되는 해외파들의 역할이 컸다. 세계 강호들과 대적해서도 위축되지 않은 이유이다.

 다행히 벌써부터 골키퍼 정성룡과 수비수 조용형이 해외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다고 한다. 축구협회는 이에 만족하지 말고 좀 더 많은 선수들이 해외에 진출 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지원도 아끼지 말기를 당부한다.

 월드컵 16강 진출에 따른 직ㆍ간접적 경제효과가 4조원대에 이른다는 분석결과도 있다. 국위 선양은 물론이고 국익 차원에서 월드컵의 의미를 되새겨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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