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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진국 질병이 다시 급증하고 있다니
후진국 질병이 다시 급증하고 있다니
  • 경남매일
  • 승인 2010.06.09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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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핵이나 A형간염, 볼거리(유행성이하선염) 등은 공중위생상태가 나쁘고 영양섭취를 제대로 하지 못할 때 생긴다. 그래서 흔히 후진국형 질병이라고 불린다.

 이 질병들은 우리나라에서도 과거 크게 위세를 떨쳤으나 경제개발로 국민소득이 올라가고 생활이 나아지면서 1980년대 이후 급격히 줄어들었다.

 그랬던 후진국형 질병들이 2000년대 들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고 한다. 증가속도가 우려할 만한 수준이다. 어이없는 일이다.

 정부와 국민들은 이런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철저히 대비해 우선감염자가 더 이상 늘어나지 않도록 단속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완벽한 퇴치를 이루도록 만전을 기해야 하겠다.

 질병관리본부 등에 따르면 결핵의 경우 지난해 환자 수가 3만 5845명으로 4만 5925명을 기록했던 지난 1993년 이후 가장 많았다고 한다.

 결핵환자 증가세는 올해도 계속돼 5월 1일 현재 1만 3635명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02명, 2008년 동기와 비교하면 무려 2742명이나 증가한 것이다.

 A형간염 환자는 2001년 105명에 불과했으나 2006년 2081명으로 늘었고 작년에는 1만 5231명으로 급증했다.

 10년 사이에 150배 증가라는 놀라운 속도로 확산된 것이다.

 볼거리도 2000년대 초반까지 연 1천명 대를 유지하다 2006년 이후 2천명 대로 올라선 후 지난해에는 6399명의 환자가 발생해 1980년 이후 최다를 기록했다고 한다.

 이밖에 1960~1970년대 TV드라마에나 나올 법한 머릿니의 감염비율도 전국 유아원생과 초등학생의 경우 4.1%에 달했다고 하니 놀라울 따름이다.

 영양상태 등이 날로 좋아지는데도 후진국형 질병 감염자가 이처럼 늘어나는 것은 1차적으로 예방조치가 소홀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결핵의 경우 1990년대 들어 환자가 급속도로 줄자 정부차원의 예방대책이 소홀해졌고 시민들도 예방접종을 게을리했다는 것이 의료계의 분석이다.

 A형간염 환자는 위생환경이 좋지 않은 유년기를 보낸 40~50대보다도 여건이 크게 개선된 환경에서 자란 20~30대 환자의 비율이 더 높았다고 한다.

 젊은 층의 해외여행이나 어학연수 등이 늘면서 위생상태가 좋지 않은 외국에서 감염되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볼거리의 경우 공기중의 타액 비말을 통해 대부분 전파되므로 단체생활을 하는 학생들이 특히 주의해야 하며 반드시 예방주사를 맞도록 해야하는데 이를 무시하는 경우가 많은 게 현실이다.

 우리 사회에서 최근 들어 보건의식이 아예 실종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결핵은 과거 정부차원에서 뿌리를 뽑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으나 지금은 사라진 병으로 취급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국민 가운데 3분의 1이 결핵균을 가지고 있어 예방치료는 아직도 필수적이라 할 것이다.

 볼거리는 필수예방접종 질병으로 보건소 등에서 저렴한 가격에 예방주사를 맞을 수 있는데도 실제 접종률은 70% 대에 머물고 있다고 한다.

 A형간염은 필수예방접종 질병명단에 아예 빠져있다.

 정부와 국민 각자는 다시 한번 후진국형 질병들에 대한 인식을 새로이 해서 백신접종을 철저히 이행하고 개인 위생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건강과 재정상의 손실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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