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9 07:26 (월)
남아공 월드컵호 출항 ‘선전 기대’
남아공 월드컵호 출항 ‘선전 기대’
  • 경남매일
  • 승인 2010.06.03 04: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 월드컵 축구 본선에 나갈 태극전사들이 진용을 갖췄다.

 허정무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은 1일 오스트리아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26명의 예비 엔트리에서 3명을 추려낸 월드컵 본선 출전 선수 23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월드컵과 유독 인연이 없었던 이동국은 허벅지 부상 악재에도 불구하고 12년만에 월드컵 출전의 꿈을 이뤘다.

 이근호와 구자철, 신형민은 경기 감각 등을 이유로 막판에 탈락의 고배를 마시고 벨라루스와의 평가전에서 부상한 중앙수비수 곽태휘와 함께 귀국길에 오른 반면 강민수는 곽태휘 대신 월드컵호 승선 티켓을 거머쥐는 행운을 얻었다고 한다. 고르고 고른 최정예 태극전사들이 선발된 것이다.

 대표팀은 원정 월드컵 첫 16강 진출을 목표로 4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담금질했다. 본선까지 도달하는 데에 큰 어려움은 없었다.

 지역 최종예선에서 4승4무의 무패 전적으로 가뿐히 본선에 오른데 이어 출정식과 함께 치른 에콰도르, 일본과의 평가전도 깔끔하게 끝냈다. 월드컵 본선 7회 연속 출전국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줬다. 우리가 거는 기대도 그 만큼 크다.

 한국 축구는 그동안 저변 확대와 함께 세계적인 기량을 갖춘 선수들을 잇따라 배출하면서 세계속 위상을 확실하게 심어놓았다. 자연히 축구 강국들의 러브콜도 많아졌다.

 이번 월드컵 최종엔트리만 보더라도 역대 대표팀에서 가장 많은 10명의 해외파 선수들이 포함됐다. 또한 월드컵에 뛰어본 경험이 있는 선수도 10명이나 된다고 한다. 한국축구가 월드컵 출전국으로서 전혀 손색이 없는 수준이 된 것이다.

 우리 축구계의 고질병으로 중요한 시점마다 도졌던 대표선수 선발과 관련한 파벌 싸움도 이번에는 없었다고 한다.

 전적으로 감독에게 맡겨 선수선발이 이뤄졌다는 뜻이다. 다만 일부 선수의 경우 부상으로 100% 기량을 펼치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 데도 기용된 옥에 티도 있다. 공격까지 거들 수 있는 중앙수비수 곽태휘가 막판에 빠지면서 전력에 다소 손실이 생긴 점이 아쉬움으로 남지만 최강 대표팀에 큰 하자가 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탄탄한 선수진 구성은 인정된 셈이다. 

 영국의 선데이 타임스는 최근 한국의 우승 확률을 125대 1에 불과하고 16강전에 진출하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고 한다. 같은 예선조에 편성된 그리스는 100대 1, 나이지리아 80대 1, 아르헨티나 7대 1로 한국을 가장 낮춰 잡았다.

 이 신문은 한국이 여태껏 아시아 지역 밖에서 치러진 대회에서 16강에 진출한 적이 없다는 것을 이유로 들었다. 도박사들이 즐겨 하는 확률 전망으로 우리에게는 다소 섭섭한 소리로 들리겠지만 일면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태극전사들이 뱃고동을 힘차게 울렸다. 최종 엔트리 확정과 함께 앞으로 스페인과의 마지막 평가전을 치르면 본선 16강전을 향한 남아공에서의 일정을 시작한다.

 FIFA 랭킹 49위, 우승확률 하위권 등 우리 대표팀에 달려 있는 꼬리표는 초라하기 그지없어 보인다. 그러나 우리는 지난 2002년 월드컵 때 전세계에 보여준 붉은 악마들의 열정적인 응원을 기억한다.

 붉은 티셔츠의 물결이 경기 때마다 온 거리를 뒤덮었고 너나 할 것 없이 외쳐대던 ‘대~한민국’의 함성은 아직도 귓가에 맴돈다. 축구로 전 국민이 하나가 되는 그런 순간까지 있었다.

 이번 남아공 월드컵에서도 우리가 비빌 언덕이다. 이런 국민적 응원을 믿고 허정무호의 태극전사들도 선전해 주길 당부한다. 이기고 지는 게임에서 꼭 이겨야 하겠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최선’과 ‘페어플레이’이다.

 전세계인의 눈과 귀가 쏠려 있는 곳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야말로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값진 것이기 때문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