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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락가락하는 경찰 정책
오락가락하는 경찰 정책
  • 변경출 기자
  • 승인 2010.05.14 01: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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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대서 다시 파출소로 재편

 경찰청이 지난 2003년부터 여러 파출소를 묶어서 운영중인 순찰 지구대 시스템이 갈수록 시행착오로 드러나면서 ‘이랬다 저랬다’하는 고양이 ‘네로’ 정책이라는 비아냥을 사고 있다.

 국민들로부터 수 십 년간 귀에 익고 의지해 오던 대한민국의 파출소가 어느 날 갑자기 지구대로 묶이면서 이름도 생소하고 헷갈리는 분소, 치안센터 민원담당관 등으로 명칭을 바꾸어 사용하다가 수년전부터 기존 파출소 명칭으로 재 전환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자는 지난 2000년 당시 이무영 경찰청장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철저히 지키는 경찰이 되겠다며 대대적으로 추진한 ‘경찰개혁 100일 대 작전’의 국민적 공감대 형성을 널리 보도하고 또 주위사람들에게 상기 시키곤 했다.

 경찰 사상 유례가 없었던 이 작전은 경찰 협력단체 등과 연계해 독거노인과 장애인 목욕 시켜주기 및 집안 청소, 소년소녀 가장 등의 불우이웃에 화장지, 쌀, 라면 등의 생필품 및 성금 지원으로 많은 어려운 사람들이 수혜를 입으면서 범국민적으로 찬사를 받았다.

 또 불친절하고 권위주의로 국민위에 군림한다는 경찰의 이미지도 확고히 제고한 성공적인 정책으로 높이 평가 받았다.

 하지만 이 청장 퇴임 이후 뜬금없이 파출소를 지구대로 전환한 이 시스템은 특히 농촌 실정에 턱없이 맞지 않자 실패한 발상이라는 지적과 힐난을 면치 못하면서 10년 전의 공든 탑이 지금까지 안타깝게 무너지고 있는 실정으로 이어지고 있다.

 범죄는 날로 예고 없이 조직화, 지능화, 흉포화로 치닫고 있는 추세에 비해 국민들이 위급할 때 의지하고 항상 마음 든든하던 파출소가 1명이 나홀로 근무하면서 퇴근을 하거나 순찰시 문이 잠기는, 불안하기 짝이 없다는 지구대 분소로 운영되고 있는 곳이 아직도 많기 때문이다.

 의령의 경우는 중부, 남부, 서부를 묶은 3곳 지구대중 남부지구대의 정곡ㆍ지정ㆍ궁류ㆍ유곡면 등 4개 분소간 거리가 수십 킬로에 이르며 순찰 실효성(본지 2005년 8월 16일자 독점 보도)이 떨어지자 지난 2006년 남부지구대를 폐쇄하고 기존 파출소 체계로 재 전환해 주민들로부터 환영을 받고 있다.

 이후 파출소→지구대→분소→파출소로 재 전환된 4개면은 현재 각 순찰차 1대씩에 이어 3부제 근무로 24시간 치안을 담당하고 있다.

 또 지난해 12월에는 의령읍 서부지구대의 화정 분소가 파출소로 재 전환되는 등 도내 전역의 분소가 파출소로 꾸준히 재 전환이 되고 있다.

 사정이 이러자 일반 공무원보다 경찰 인력을 더 보강하고 시스템 또한 강화해야 하는데 치안은 뭔가 거꾸로 가고 있다는 주민들과 경찰 자체에서도 전국의 파출소 재 전환을 위해서는 열악한 인원 확충과 처우 개선, 사기 진작 등의 기반 조성도 함께 병행돼야 한다고 꼬집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기자는 10년 전의 경찰 개혁 대 작전을 다시 한번 부활해 강력 사건 미온적 대처 등으로 실추된 경찰의 명예를 회복하는 한편 당시의 대 작전은 반짝 전시용이 아니었다고 국민들에게 보여 줄 것을 제안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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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화 2010-05-14 17:14:17
기자님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감하며 계속 좋은글 당부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