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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 속 호랑이들, 문화유산서 ‘어흥~’
삶 속 호랑이들, 문화유산서 ‘어흥~’
  • 차지훈 기자
  • 승인 2010.01.05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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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박물관, 내달 28일까지 특별전 ‘호랑이, 寅’
권응수 영정 등 호랑이 관련 문화유산 17점 전시
(왼쪽부터) 권응수 영정. 호도.
 경인년 호랑이해를 맞아 호랑이와 관련된 문화유산 17점을 한 자리에 모아, 우리 선조들의 삶속에서 살아 숨 쉬던 호랑이를 소재로 한 다양한 문화유산을 살펴보는 특별한 만남의 자리가 마련된다.

 국립진주박물관(관장 진화수)은 경인년 새해를 여는 특별전으로 ‘호랑이, 寅’을 2일부터 2월 28일까지 58일간 개최한다.

 주요 전시자료는 서화, 서책, 목가구 등 국립진주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호랑이와 관련된 문화유산으로 호랑이의 다양한 모습과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현대의 호랑이는 동물원에나 가야 볼 수 있는 희귀한 동물이지만 조금만 관심을 갖고 주위를 둘러보면 호랑이는 우리 생활 도처에 살아 숨 쉬며 우리와 공존하고 있다.

 호랑이의 위협이 끊이지 않던 과거에는 호랑이가 공포의 대상이었지만, 우리 조상들은 호랑이를 두려운 존재에서 든든한 수호신으로 바꿔 놓았다.

 산신도 속의 호랑이는 인간의 길흉화복을 관장하는 산신의 사자로 여겨졌다. 또한 호랑이는 용ㆍ주작ㆍ현무와 같은 사신(四神)의 하나로, 서쪽의 지킴이 역할을 하거나 석호(石虎)가 돼 왕의 무덤을 지키기도 했다.

 또 호랑이는 주변의 잡귀와 나쁜 기운을 막아주는 이로운 존재로 여겨졌으며, 무서운 호랑이를 잡은 효자로부터 은혜를 갚은 호랑이에 이르기까지 호랑이를 주제로 한 이야기들은 인간 세상의 여러 관계를 빗대어 보여주고 있다.

 진주박물관 관계자는 “이번 전시를 통해 호랑이의 용맹함과 상서로운 기운이 모두에게 전해져 경인년인 2010년이 힘차게 도약하는 한 해가 되길 기원한다”고 밝혔다.

 다음은 이번에 전시될 호랑이와 관련된 문화유산들.

 △권응수 영정(權應銖影幀ㆍ보물 제 668-1호)= 임진왜란 후 1604년 권응수가 선무공신에 책록되었을 때 공신도감에서 그려 하사한 영정이다. 두 손을 모으고 의자에 앉은 전신교의좌상(全身交倚坐像)이며 족좌대(足座臺)를 갖추고 있다. 무신(武臣)이므로 호랑이 흉배(胸背)를 장식하고 있다.

 △호도(虎圖)= 신잠(申潛.1491~1554)이 그린 것으로 전해지는 호랑이 그림이다. 눈가장자리에 엷은 청색과 붉은색을 가하고 왕방울만한 눈과 밤송이같은 눈썹에 호분(胡粉)을 발라 상서로운 기운을 더하고 있다. 우리나라에 전하는 호랑이 그림은 대개 꼬리를 치켜들고 우뚝 서있는 위엄 있는 모습의 호랑이를 그리고 있는데, 이 그림은 이와 달리 호랑이가 편안하게 앉아 왼쪽 앞다리를 핥고 있는 모습이 이채롭다.

 △송하맹호도(松下猛虎圖)= 이 그림처럼 괴원(槐園)의 관서가 있는 조선 후기 그림이 몇 점 알려져 있으나 괴원은 널리 알려진 화가는 아니다. 화면 좌측으로 약간 치우치게 있는 소나무를 그리는 기법이나 뒤에 앉아있는 호랑이의 얼굴표정 묘사 등에서 민화풍이 느껴진다.

 △나전장생문이층롱(螺鈿長生文二層籠)= 상단의 천판에는 장수를 기원하는 ‘壽수’자를 중심으로 복숭아, 구름, 학 등을 배치하고, 하단에는 대나무와 소나무, 그리고 사슴, 용, 호랑이를 비롯한 각종 화조문을 가득 메우는 등 행복하게 오래 살기를 바라는 마음을 자연과 동식물에 비유하여 상징적으로 장식하고 있다.<차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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