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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마당] 아직도 김여사는 종횡무진
[열린마당] 아직도 김여사는 종횡무진
  • 승인 2009.10.0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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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빈
김해서부경찰서 생활질서계 순경
 예전 인터넷상에 떠도는 유행어 중 ‘김 여사’라는 말이 있었다.

 김 여사란 교통법규를 무시하거나 소통에 방해를 주는 무 개념 운전자를 통칭해서 부르는 말이다.

 우리 주변엔 아직도 남녀를 불문하고 너도나도 김 여사인척 행사를 하고 있는 운전자가 많다. 신호위반은 기본, 운전 중 휴대전화는 필수, 주차위반은 에티켓 정도로 생각하는 사람이 부지기수다.

 경찰지구대 상황근무를 하다보면 하루에 주차문제로 걸려오는 민원전화가 무려 10통 정도나 된다.

 모두 다 하나 같이 급한 사유로 경찰의 도움을 요청하게 되는데, 차량에 부착된 연락처는 불통이 되기 일쑤고, 경찰지구대 행정망으로 차적조회를 해봐도 이런 차주는 대부분 연락처가 없거나, 없는 번호로 나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경찰관의 입장에서 보면 딱히 주정차 금지구역에 주차를 한 차량도 아니고 이런 문제로 범칙금 발부나, 즉심으로 넘길 수도 없는 상황이라 성난 민원인을 진정시키느라 여간 애를 먹는 게 아니다.

 뿐만 아니라, 소극적인 경찰, 무능한 경찰이라는 소리까지 덤으로 얻게 되니 기분이 씁쓸하기 까지 하다.

 최근 나도 이런 김 여사한테 톡톡히 신고식을 치른 경험이 있다. 주차장 빈칸들을 뒤로하고 내 차 뒤에 차를 바짝 붙여 주차를 해놓고 줄행랑 친 김 여사 덕분에 빗속에서 한 시간 동안 분통을 터트린 일이 있다.

 우리는 집에서 솥뚜껑 운전을 해야 할 김 여사가 괜히 도로에 나와 피해만 입힌다고 손가락질을 하곤 한다.

 혹시나 내차가 다른 사람에게 방해가 되지는 않는지, 오늘 하루 내가 김여사 행세는 하지 않았는지 반성 해보는 시간을 가져 보는건 어떨지?

안정빈 김해서부경찰서 생활질서계 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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