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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인수가요제 중단은 또 하나의 역사
남인수가요제 중단은 또 하나의 역사
  • 이대근 기자
  • 승인 2008.07.14 06: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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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출신의 대중가수로 가요계의 황제라는 칭호를 받으며 국민적 사랑을 받아왔던 남인수(1918-1962).

그의 이름을 딴 가요제가 시민들과 국민들의 정서에 밀려 결국 폐지되는 말로를 맞이했다. 일제 강점기 때 친일을 했다는 것이 이유다.

그러나 가요제가 영원히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심의위원회와 진주시 그리고 행사를 주관해 오던 진주문화방송 등 관계자들이 ‘남인수’를 뺀 가요제는 지속돼야 한다는데 의견을 함께 했기 때문이다.

마산시도 2006년 위암 장지연의 이름을 딴 ‘장지연로’를 ‘가포로’로 이름을 바꾸었다.

1907년 을사늑약이 맺어질 당시 황성신문에 ‘시일야방성대곡(是日也放聲大哭)’이란 글을 써 유명한 위암 장지연은 이후 ‘경남일보’와 조선총독부 기관지인 ‘매일신보’에 일제를 찬양하는 글을 쓰는 등 노골적 친일 행각을 벌여 지난 4월 민족문제연구소와 친일인명사전편찬위원회에서 발표한 ‘친일인명사전 수록대상자’ 4,776명에 포함됐다.

물론 친일 인사로 분류된 사람 중에는 우리나라에 길이 빛날 업적을 남긴 사람이 적지 않다.

그래서 그 공을 인정한다.

그러나 이러한 작금의 사항은 초심(初心)을 잃은데 기인한다. 불교에서도 항상 초심을 잃지 말라는 격문이 있다.

초발심시변정각 백척간두진일보 (初發心時便正覺 百尺竿頭進一步) ‘초발심시변정각’은 처음 발한 마음이 부처의 마음이며, ‘백척간두진일보’는 백 척의 까마득한 절벽에서 한 발을 내딛는 용기가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진주시 등의 남인수가요제 폐지는 늦은감 없지 않지만 참으로 다행스런 일이다.

친일행각이 뚜렷한 인사의 이름이 들어간 추모가요제가 개천예술제 기간에 그것도 논개가 외장을 안고 순국한 진주성에서 열리는 것은 친일보다 더한 과오이자 수치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 민족의 존엄성을 기리는 개천예술제에 일제의 침략전쟁을 찬양하는 노래의 주인공이 주인행세를 할 수는 없지 않은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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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male 2008-07-16 02:18:03
전시(戰時) 강제 동원(强制動員)의 만행(蠻行)을 저질러놓고 "자진 참여(=친일)"라고 왜곡하며 억지 주장을 펼친 일제(日帝)의 논리(?)를 그대로 추종 계승함은 물론, '친일 역사 청산'을 한다고 떠벌이며 '친일의 논리'에 매몰되어 헤어날 능력도 없는데다, 제눈의 들보'는 전혀 볼 줄 모르는 '민족문제연구소'! 과연 '왜족문제연구소'라고 해야 걸맞은 민간 사이비 연구소. 가위(可謂) '따라지-꼴뚜기들이 혹세무민하며 판을 치는 말대(末代) 현상'이라 할 만한 세상.

더욱 웃기는 것은, 남인수 선생이나 이재호 선생이 이미 떠나 버린 진주(晉州)가 가요(歌謠)와 무슨 인연이 있는 고장이라고 새로운 이름의 '가요제'를 만든다는 것인가? 진주시 공무원들의 뇌수가 과연 채워져 있는 상태라고 할 수가 있나? '왜족문화연구소', '빈주시(貧州市) 당국(撞局)', '사민단세포단체(邪民單細胞團體)'. 이 삼각 관계, 무개념의 '골빈당'들이 한데 어울려 같잖게 꾸며 내는 웃지도 못할 코미디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