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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공직기강 붕괴 ‘쓰나미’
경남 공직기강 붕괴 ‘쓰나미’
  • 승인 2008.04.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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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강 특별감찰 결과 일탈행위 속속 드러나 전체 공직사회 매도 사즉생의 자세로 다시 나길 기대한다”
끝이 보이지 않는 경남의 공직기강 붕괴, 그 원인은 무엇 때문일까. 실용정부의 선봉장이 돼야 할 공직사회의 기강 해이는 그 무엇과도 비교될 수 없다.

새 정부 출범과 함께 경남도정에 갖는 도민의 기대가 일탈한 공직자로 인해 ‘쓰나미’가 덮쳤다.

최근 들어 공직기강 특별감찰반이 운영되고 있는 가운데 근무시간에 골프연습장을 드나드는 등 속속 드러나고 있는 경남도 공직자들의 형태는 한마디로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하게 만들고 있다.

경남도정의 리더는 ‘남해안 시대’에 전행정력을 집중, 경남발전이 국가비전의 한 축으로 거듭나기 위한 대책에 고심하고 있는 가운데 도내 공직자들의 탈선이 이어져 기가 찰 노릇이다.

물론 절대다수의 공직자는 사즉생의 자세로 도정을 맡고 있다. 그러나 일탈한 한명의 공직자에도 도민들이 바라보는 공직사회의 눈은 오버랩 되어 전체 공직자를 향한 매서움이란 사실을 주지해야 한다.

이런 가운데 도내 공직사회에서는 왕족, 왕도, 비바라기, 패밀리 등 자조적인 신조어가 회자되고 있는 것도 그 원인이라면 과한 표현일까.

왕족, 왕도는 뭔 말인가. 도정의 리더인 김태호 도지사의 측근을 두고 하는 말이다. 패밀리는 그 하위그룹으로 반열이 끼거나 참여하기 위한 자칭 측근이다.

비바라기는 지사실 또는 비시실을 바로보고 있는 해바라기의 신조어다. 이것 말고도 회자되고 있는 자조적 조어는 더 있다.

이 모든 신조어는 하루빨리 사라져야 한다. 신조어가 공직사회에 회자 된다는 것은 고뇌하고 열정적이어야 할 공직사회에 누수현상을 가져올 우려기 있다는 사실 때문이다.

최근 경남도가 공직자 청렴도 향상을 위해 도지사실 연결 ‘핫라인’ 전화 및 감사실내 수신자부담 전화 등을 개설한데 이어 청렴 결의대회를 갖는 등 잇따라 묘안을 짜내고 있는 가운데 감찰반에 의해 밝혀진 기강 해이 사례는 도민에 우선하는 공직자상과는 먼 거리에 있다.

이명박 대통령도 뛰고 김태호 경남도지사도 연일 뛰고 있는데 일탈한 공직자가 고구마 줄기마냥 줄줄이 이어지는 것에는 달리 표현할 방법이 없을 정도다.

고유가 행진에 관용차를 마음대로 이용하는 공무원, 재택 당직근무를 하는 공무원, 보조금 지급에서 제외된 대상자에게 국민의 혈세를 지원한 공무원, 토지거래 허가구역 내 농지를 부적 정하게 취득한 공무원, 접도구역 내 불법 적치물에도 무신경인 공무원, 농가용 창고로 허가 받고도 불법으로 용도 변경 한 것에도 행정조치를 않는 공무원 등 ‘청렴 일등경남’을 기치로 한 경남도정은 급류에 쓸려간 것인가.

이들의 근무형태는 금품을 수수한 것에 비교될 수 없다. 그러나 죄질을 따질게 아니라 공직자의 기본자세가 결여된 것에 도민들은 흥분하고 있다는 것을 경남도정의 지휘부는 되새겨야 할 것이다.

도는 지난해 공공기관 청렴도 평가에서 청렴역량과 내부 청렴도는 전국 2위를 했다.

그러나 대민·대기관 청렴도는 지난해보다도 점수가 낮아져 16개 시·도 가운데 15위로 그냥 꼴찌라 해도 좋다. 이 모든 것을 일신하기 위한 도정의 몸부림을 도내 공직자들은 깨달아야 한다.

이에 앞서 도는 요금을 수신자가 부담하는 ‘클린폰’에 이어 비리내용을 도지사에게 바로 신고하는 ‘화이트폰’(핫라인), 을 잇따라 개설했지만 핫라인을 통한 신고전화가 한 건도 없다.

이를 두고 전시성 행정이란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문제는 도민들의 신고에 앞서 공직자의 올 곧은 정신자세가 요구될 뿐이다.

지난해는 도 공무원이 음주측정을 거부하고 마산시 공무원들은 태풍 비상근무 령에도 불구하고 집단으로 금강산 관광에 나서 지탄을 받았다.

또 모군수는 거액을 수수, 구속되는 등 신뢰성을 스스로 깼다.

이런 와중에 도내에는 총선이 끝나기가 무섭게 집단외유가 줄을 이어 굽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

최근 정우택 충북도지사는 혈세낭비를 우려, 수행비서도 마다하고 나 홀로 외유에 나섰다는 사실을 아느냐고 묻고 싶다.

일탈한 일부 공직자는 지탄받아야 하지만 그래도 도민들은 열정적이고 고민하는 공무원을 기대한다. 경남발전의 주춧돌은 공직자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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