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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정호 후보, 논문 재탕 의혹
권정호 후보, 논문 재탕 의혹
  • 승인 2007.11.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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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논문 이름만 바꿔 부교수-교수 승진 때 제출
권 후보, “과욕 때문에 벌어진 일”
경남도교육감선거에 출마한 권정호(65) 전 진주교육대 총장이 자신이 쓴 논문을 제목만 바꿔 2개의 논문집에 발표하고, 부교수와 교수 승진 때 이중으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진주교대 전임강사를 시작으로 조교수, 부교수, 교수를 거쳐 제3대 총장을 역임한 권 전 총장은 25일 경남도선관위에 교육감선거 후보 등록을 마쳤다.

권 후보는 1987년 발행된 진주교대 자체 논문집에 ‘이효석 소설연구(Ⅱ): 산의 기호학적 구조분석’이라는 제목의 논문을 발표했다.

이 논문은 19쪽에 걸쳐 5개 장으로 이뤄져 있다. Ⅰ장은 서론, Ⅱ장은 기능단위들의 층위(문학적 단위분석), Ⅲ장은 행위단위들의 층위(인물분석), Ⅳ장은 서술의 층위(이야기의 문법), Ⅴ장은 결론으로 구성돼 있다.

그런데 권 후보는 이 논문을 5년 뒤인 92년 발간된 한국국어교육연구회 학회지에다 동일한 내용을 제목만 ‘현실도피의 서정적 미학: 효석 작품 산의 기호학적 구조분석’으로 바꿔 실었다.

교내 논문집과 한국국어교육연구회 학회지에 게재된 2편의 논문은 제목만 다를 뿐 부제는 거의 동일하며, 본문은 각 장의 제목부터 내용, 각주, 도표까지 일치하고 있다.

권 후보는 이 논문을 89년 부교수와 94년 교수 승진 심사자료로 사용해 1편의 논문을 이중으로 사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부교수 승진 때는 교내 논문집에 실린 논문을, 교수 승진 때는 학술지에 실린 논문을 각각 제출해 통과됐다.

권 후보는 학회지에 실린 논문 말미, 참고문헌 맨 하단에서 ‘진주교대’라고 밝혔으나 중복 게재한 논문을 승진 심사 대상으로 제출해 도덕성에 큰 흠집을 남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권 후보는 “박사학위를 취득하기 위해 미리 준비한 소논문 1편을 진주교대 논문집에 게재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다시 전국 규모의 학회지에 게재한 것은 사실”이라며 “대학 내부의 학회지를 벗어나 전국 규모의 학회지에 실어 연구성과를 널리 알리고 싶은 심정에서 학자로서 문제제기를 받을만한 잘못을 행했다”고 인정했다.

또한 “당시 사회민주화의 진통으로 연구에만 전념하지 못할 상황이어서 89년 부교수 승진과 94년 교수 승진에 같은 연구실적을 사용한 잘못도 있다”고 덧붙였다.

권 후보는 “보다 엄격해진 대학의 학문연구 윤리풍토에서 문제로 지적될만한 잘못을 과욕 때문에 행했음을 인정한다”며 “당시 대학사회의 관행여부를 떠나 분명히 잘못 처신한 것인 만큼, 교육감 후보이기 전에 학자로서 사과드리며, 어떤 비판도 달게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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