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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몰 직전의 마지막 카톡 내용들
침몰 직전의 마지막 카톡 내용들
  • 연합뉴스
  • 승인 2014.04.29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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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가 침몰하던 지난 16일. 한 단원고 학생이 보낸 "기다리래. 기다리라는 방송 뒤에 다른 안내방송은 안 나와요"라는 마지막 카톡 메시지는 사고 발생 14일이 지났는데도 가슴을 찢어지게 한다. 당시는 해경 구조정이 도착하고도 50분 가량이 지난 시점이었다. 퇴선 명령만 전달됐더라도 이 학생은 생존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 시간은 이미 퇴선 명령을 내려야할 선장과 주요 승무원들이 승객들을 버리고 탈출한 지 40여 분이나 지난 후였다. 검경합동수사본부는 세월호 침몰 당시의 상황을 재구성할 수 있는 탑승객의 카카오톡 메시지 400여 개를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해경과 전남 어업지도선이 침몰 당시 찍은 동영상도 28일 뒤늦게 공개됐다. 동영상에는 사고당일 오전 9시 28분께 승선인원 14명인 100t급 경비정 123정이 현장에 도착한 뒤 세월호 주변을 맴돌면서 "바다에 뛰어 내리라"는 퇴선 방송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세월호가 많이 기울어 있어 바짝 붙으면 경비정이 세월호 밑에 깔릴 것을 우려해 주변을 맴돌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선실내에 있는 학생들이 멀찍이 떨어진 구조선의 퇴선 방송을 들었을리 만무하다. 해경 가운데 어느 누구도 선실내로 들어가 구조활동을 하는 모습은 목격되지 않았다. 더구나 해경은 당시 세월호에 400∼500명이 승선하고 있는 것을 알고 있었다면서도 정작 구조를 위해 보낸 선박은 경비정 한척과 소형헬기 2대 뿐이었다.

 뒤늦게 공개된 카톡의 내용과 동영상은 국가 재난대응의 허술함을 또다시 적나라하게 드러내면서 국민의 분노와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해경은 사고 매뉴얼은 물론, 혹시 지금까지 숨겼던 상황이 있다면 모두 공개해야 한다. 해경 스스로 할 수 없다면 수사본부가 이를 낱낱이 밝혀내야 한다. 죄가를 따지기 위함도 있지만 제2의 세월호 참사를 막기 위해서는 도대체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를 명확히 알아야 하겠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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