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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밝히는 온정의 손길들
세상을 밝히는 온정의 손길들
  • 연합뉴스
  • 승인 2013.12.26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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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마다 연말이면 가난한 이웃들을 위한 온정의 손길이 이어진다. 기업이나 정부기관, 학교, 각종 단체를 비롯해 뜻있는 개인들이 기부금을 쾌척한다. 자신보다 어려운 이웃을 돌보겠다는 사람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 사회가 아직은 건강하고 희망이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자신의 선행을 드러내기를 원치않는 익명의 독지가나, 도움을 받아야 할 사람들이 선뜻 성금을 내놓는 일은 더욱 감동적이다.

 충북 제천에는 11년째 해마다 12월이면 연탄 2만장(900만 원)을 사서 어려운 이웃들에게 나눠달라며 제천시 사회복지과에 맡기는 시민이 있다. 시청 직원들은 신원을 밝히지 않는 이 시민을 `얼굴없는 천사`라고 부른다. 제천시는 시내 저소득층 80가구를 선정해 이 시민이 선물한 연탄을 나눠준다. 폐지와 재활용품을 주워 팔아 생계를 해결하는 조명자(71) 할머니는 2000년 11월부터 월 1만 원의 후원금을 아름다운 재단에 낸 `장수 기부왕`이다. 누적 후원금 입금 횟수는 145회. 2009년 뇌출혈로 쓰러졌던 때를 제외하고는 거른 적이 없다. 넉넉한 사람들도 어려운 이웃에 무심한 경우가 많은데, 도움을 받아도 시원치않을 사람들이 그나마 가진 것을 나누기란 결코 쉽지 않은 법이다. 그래서 더욱 가치가 있다.

 그러나 올해 모금이 예년만 못한 것은 아쉬운 일이다. 이웃돕기성금 모금 현황을 나타내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사랑의 온도탑은 지난 23일 59.2도를 기록, 모금 캠페인이 시작된 지 34일 만에 50도를 넘어섰다. 지난해보다 5일 늦었다. 성금 액수도 이날 현재 1천810억 원으로, 모금 목표액 3천110억 원의 58.2% 수준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8억 원이 적다. 2011년 조사에서 `앞으로 2년 이내에 기부할 의향이 있다`고 답한 13세 이상 서울시민은 49.9%였다. 기부 의향은 높았지만, 실제 기부는 이에 미치지 못했다. 경제적 여유가 없다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기부에 대한 관심이 없거나 요청을 받은 일이 없어 기부하지 않았다는 것은 앞으로 얼마든지 기부할 여지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부는 일상이 돼야 한다. 액수가 문제가 아니다. 어린 시절부터 한푼 두푼이라도 기부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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