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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화 벚꽃 나무 아래서의 복수 <205>
제12화 벚꽃 나무 아래서의 복수 <205>
  • 서휘산
  • 승인 2013.08.21 21: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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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화 벚꽃 나무 아래서의 복수 (12)
  “…….”

 “당장이라도 요절을 내고 싶지만 그 보다는 아이의 안전이 중요하기 때문에 널 만나고 있는 거다.”

 “그러나 문제가 생겼다.”

 “문제라니?”

 백지한의 얼굴이 삽시간에 어두워졌다.

 “연락이 안 된단 말이다.”

 “그걸 말이라고 하나?”

 “안되니까 안 된다고 하지 짜식아.”

 나팔호가 입술을 비틀었다.

 “버러지 같은 새끼. 끝까지 수를 써?”

 격해진 백지한이 물 잔을 들어 나팔호의 얼굴에 홱 뿌렸다.

 그 순간.

 “이 개새끼.”

 나팔호가 권총을 빼들었고 백지한은 식탁을 앞으로 거칠게 밀었다.

 “윽.”

 나팔호가 식탁에 가슴을 타격 당해 멈칫하는 사이 백지한은 몸을 날려 오른쪽 어깨를 발꿈치로 내리찍었다.

 “아이고.”

 맷집이라고는 없는 나팔호가 몸을 기우뚱거리자 백지한은 연달아 그의 얼굴에 좌우 주먹을 날렸다. 이윽고 나팔호가 축 늘어지자 백지한은 땅바닥에 떨어진 권총을 집어들었다.

 “민중의 피를 빠는 모기 같은 새끼. 한번만 더 허튼 짓 하면 그땐 이 자리에서 죽는다.”

 그는 하얗게 질려있는 찻집 주인에게 소리쳤다.

 “이봐요. 아주머니.”

 “…….”

 여자가 소리도 못 내고 다가왔다.

 “우리 자리 옮길 테니 이쪽 좀 치우세요. 그리고 물은 주전자 째 갖다주고.”

 목이 타고있는 것이다.

 “예. 알았습니다.”

 여자의 목소리가 떨리고 있었다. 옆자리로 옮겨 앉은 백지한이 낮게 말했다.

 “이봐 나팔호. 엄살부리지 말고 이리와 앉아.”

 이제 나팔호는 잔뜩 겁을 집어먹고 있었다. 그러나 하얗게 굳은 얼굴은 깨끗했다. 좌우 턱을 얻어맞은 덕이다.

 “와서 앉으라고 하잖아. 자식아!”

 백지한이 눈을 부릅뜨자 나팔호는 거친 숨을 내쉬며 백지한의 앞 자리로 와 앉았다.

 “똑똑히 들어라.”

 백지한이 담배를 빼어 물었다. 그리고 불을 부친 다음 말을 이었다.

 “여섯 시까지다. 이제 사십 분 남았다. 그 때까지 연락이 없으면 넌 죽는다.”

 겁에 질린 나팔호가 서둘러 휴대폰을 꺼냈다. 그리고 다이얼을 꾹꾹 눌렀다.

 “나 청장이다.”

 “거봐 되잖아. 새꺄.”

 이것은 백지한이 한 말이고 다시 나팔호가 말했다.

 “지금 어디 있나?”

 “…….”

 “이 자식이 내가 지금 잡혀있단 말이다.”

 “…….”

 “여섯 시까지 데려오지 않으면 나는 죽어.”

 “…….”

 “어서 이 자식아!”

 악을 쓰듯 소리치는걸 보니 아마 말을 안 듣는 모양이다. 갑갑해진 백지한이 핸드폰을 뺏었다. 그리고 대뜸 말했다.

 “이봐.”

 “누구요?”

 상대방이 물었다.

 “나 백지한이다.”

 “……!”

 “무슨 짓이냐? 내 너하고 원한진 일이 없거늘.”

 작두도 만만찮게 내뱉었다.

 “원한이 없다고?”

 백지한은 어이없어하며 되물었다.

 “무슨 원한?”

 “안민고개에서의 일을 잊었다고 말하진 않겠지?”

 “그건 너희들이 까닭 없이 공격한 일 아니었나?”

 “개 짖는 소리!”

 그 순간 백지한은 시간이 없다고 판단했다. 그는 나팔호를 노려보며 차분하게 조건을 꺼냈다.

 “나팔호는 지금 내게 잡혀있고, 그 아이가 녹음한 테이프도 내가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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