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2년 소형위성발사체 개발계획에 따라 10년간 5천 200억 원을 들여 추진된 나로호 개발 사업을 놓고 그동안 말도 많았다. 미국, 유럽 등 우주 선진국으로부터 기술 이전이 사실상 불가능한 현실 때문이었음에도 불구, 러시아의 1단 액체 로켓과 국산 2단 고체 모터로 이뤄진 나로호는 ‘반쪽 짜리’ 로켓이라는 비아냥을 들었다. 두 차례 발사 실패를 겪으면서 러시아와 불공정 계약 의혹도 불거졌고 발사체 개발 사업의 방향에 대한 논란도 이어졌다. 조속한 성과에 급급해 독자기술 개발을 포기하고 러시아와 무리하게 협력 사업을 추진했다는 비판이었다. 발사 연기가 거듭되는 와중에 북한이 지난해 12월 자체 기술로 개발한 ‘은하 3호 ’로켓으로 광명성 위성을 궤도에 진입시킨 것도 이런 비판과 함께 나로호 발사에 대한 기대감을 떨어뜨렸다.
그러나 이제 나로호의 발사 성공으로 그간의 비판과 우려 섞인 인색한 평가는 접을수 있게됐다. 10년의 나로호 개발 사업에서 우리 우주과학 기술진은 사업 성격상 발사체 제작 분야에선 다소 미흡했을 지 모르지만 발사 실패 과정을 겪으면서 발사ㆍ위성분리ㆍ궤도 진입 등 발사체 운영 기술력을 축적했다는 평가다. 또 150여 개 우주 산업 관련 업체와 45개 대학ㆍ연구소가 참여해 10년간의 개발사업을 추진해온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정부는 나로호 발사 사업과 동시에 2021년까지 1조 5천여억 원을 투입, 1단 액체로켓을 국내기술로 개발해 2021년 혹은 그 보다 이른 시점에 3단 로켓을 쏘아 올리려는 한국형 발사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핵심은 ‘반쪽 짜리’ 로켓의 불명예를 씻게해 줄 1단 액체 로켓 개발ㆍ제작과 시험발사 단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예산과 인력을 집중적이면서 효율적으로 투입해야 할 개발 단계이다. 정부의 각별한 지원이 필요할 시기라는 이야기다. 이번 발사 성공이 순조로운 국산 발사체 개발 사업의 초석이 되고 선진국과의 우주 과학 분야 격차를 줄이는 도약대가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