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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위기 방심해서는 안된다
그리스 위기 방심해서는 안된다
  • 승인 2012.05.16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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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스 사태가 심상찮다. 유로존 탈퇴 가능성과 채무불이행(디폴트) 우려가 점증하고 있음을 경계해야 한다. 그리스는 연립정부 구성에 실패함으로써 재정위기의 더 깊은 ‘수렁’에 빠져들고 있다. 지난 6일 총선에서 제 2당으로 부상한 급진좌파연합(시리자)은 긴축조치에 반대하며 구제금융 재협상을 주장하고 있다. 구제금융에 찬성하는 제1당인 신민당과 제3당인 사회당은 15일 민주좌파 등 소수당과 협상했으나 끝내 연정 구성에 실패했다. 이에 따라 그리스는 과도정부를 구성하고 내달 중 제2차 총선을 치러야 한다. 2차 총선에서는 시리자가 제1당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재선거 후 새내각이 구성돼도 긴축조건 수정을 강하게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그럴 경우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이 구제금융을 중단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러한 그리스의 정정불안과 유로존 탈퇴 우려로 뉴욕증시와 유럽증시는 연일 추락하고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국채금리는 치솟고 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이 15일 베를린 첫 정상회담에서 그리스에 유로존 잔류를 희망한다는 메시지를 한목소리로 전달했다. 그렇다고 탈퇴 우려가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 시장에서는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시티그룹은 이번 총선 결과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가능성이 최대 75%로 이전(50%)보다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그리스의 이탈 위험을 통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친 것이다. 따라서 EU가 그리스 좌파의 요구대로 구제금융 조건을 크게 완화할 가능성은 높아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그리스가 초긴축을 감당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EU와 새 그리스 정부가 긴축안을 놓고 충돌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이유다.

 더 큰 문제는 그리스 유로존 탈퇴 후의 후폭풍이다. 이에 대비해온 만큼 충격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지만 연쇄 파장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스는 구제금융이 멈추면 유로화가 조만간 바닥날 수밖에 없다. 옛 통화인 드라크마를 써야 하는데 준비할 시간도 없어 디폴트로 내몰릴 공산이 크다. 그리스의 위기는 스페인과 포르투갈, 이탈리아 등 다른 국가의 연쇄 이탈 현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유로존 리스크에 국내 금융시장도 벌써 반응하고 있다. 국내 증시는 1천900선이 무너지며 급락세를 보이고 있고, 달러에 대한 원화 환율은 치솟고 있다. 유로존 침체로 수출이 감소하는 등 실물경제 역시 위축될 것이다. 또한 유럽 투자자의 이탈이 가속화될 수 있다. 정부는 금융시장을 면밀히 주시하며 최악의 시나리오에 철저히 대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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