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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장 풀린 넥센 트레이드 `KBO의 업보`
빗장 풀린 넥센 트레이드 `KBO의 업보`
  • 경남매일
  • 승인 2010.12.22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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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 장사 강제할 방법 전혀 없어
▲ 넥센에서 롯데로 이적한 황재균.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업보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2년 연속 넥센 히어로즈발 트레이드가 프로야구 스토브리그를 강타하는 장면을 지켜본 KBO 고위 관계자의 솔직한 심정이다.

 20일 넥센과 롯데가 단행한 1대2 트레이드를 승인하면서 앞으로 넥센이 추진할 모든 트레이드에 걸림돌이 완전히 사라졌다.

 8개 구단 전력 평준화를 위해 넥센의 `선수 장사`를 KBO가 앞장서 막아야 하나 현실적으로 이를 강제할 방법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넥센은 작년 말 KBO에 신생구단 가입금(120억원)을 완납하면서 독자적으로 구단을 운영할 자격을 얻었다. 넥센이 과거 쌍방울처럼 관리구단이 아니어서 KBO가 끼어들 여지도 없다.

 넥센, 넥센과 트레이드를 추진할 구단은 앞으로 `상호 간에 (넥센에) 현금을 주고받지 않았다`는 내용을 구두 또는 문서로 KBO에 증명만 하면 어느 때나 트레이드를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구단 운영자금을 벌기 위한 넥센의 `7개 구단 전력 보급 창고화` 작업은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야구팬과 넥센과 트레이드에서 소외된 나머지 구단들의 불만은 극에 달했다. 한창 불이 붙은 9, 10구단 창단 작업에 악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결국 시간을 2년 전으로 거슬러 KBO가 투자전문집단 센테니얼 인베스트먼트를 신생구단 창단 파트너로 손잡았을 때부터 `비극`을 잉태했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KBO는 KT와 신생구단 창단 작업을 벌였지만 몇몇 구단의 반대로 무산됐고 결국 시즌 직전 센테니얼 인베스트먼트와 손잡고 우리 히어로즈를 탄생시켰다.

 마케팅 영역 확대, 관중 증가를 위해 KBO는 8개 구단을 유지하는 데 온 힘을 바쳤다.

 KBO는 한국프로야구 운영주체로서 센테니얼측이 2년에 걸쳐 가입금 120억원을 분납하는 동안 전력 불균형을 일으킬 트레이드에 제동을 걸었지만 센테니얼이 가입금을 모두 내면서 억제력을 잃었다.

 KBO 관계자는 최근 "구원투수를 자임한 센테니얼은 아주 소중한 존재였다. 덕분에 8개 구단이 유지됐고 관중 폭발로 이어져 이제 600만명 시대를 바라보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작년 말부터 이어진 넥센의 간판 선수와 유망주 팔아넘기기가 도를 넘었음에도 KBO는 항구적인 안전장치를 마련하기보다 임시방편의 `사후 약방문`만 내걸다 빗장을 스스로 풀고 말았다.

 올해 중반 넥센이 유망주 황재균을 롯데에 넘겼을 때도 KBO는 현금이 오간 정황이 있다며 트레이드 승인을 유보했지만 결국 "회원사를 믿을 수밖에 없다"며 이적을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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