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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감한 변화’ 이를수록 좋다
‘과감한 변화’ 이를수록 좋다
  • 경남매일
  • 승인 2010.06.14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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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박 대통령이 6.2 지방선거 이후 처음으로 선거 결과를 받아들이는 입장과 국정 현안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TV와 라디오로 생방송된 이 대통령의 연설은 청와대와 내각의 인적 개편, 세종시 건설과 4대강 사업 추진방향, 천안함 사건 처리 문제 등 지방선거 후 여권은 물론 국민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 쟁점들에 대해 비교적 구체적인 답변을 담고 있다.

 청와대와 내각의 쇄신 요구에 대해서는 시스템을 더 효율적으로 개편하고 그에 맞는 진용을 갖추겠다고 답했고, 세종시 문제는 국회에서 관련 법안들을 표결로 처리하면 그 결정을 존중하겠다고 말했다.

 또 이견이 분분한 4대강 사업에 대해서는 더 많이 토론하고 더 많은 의견을 수렴하겠다면서 4대강 수계에 있는 지방자치단체장들의 의견도 다시 한번 수렴하겠다고 밝혔다.

 연설 내용을 보면 국정쇄신이 가시화되는 것은 물론 그동안 정치권 안팎에서 제기돼온 ‘소통 부재’가 해소되고 청와대와 정치권, 국민 등 주체별로 다양한 대화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한다.

 이 대통령이 “정부와 여당은 국민의 뜻을 잘 헤아려야 할 의무가 있으며 선거에 졌을 때는 더 큰 교훈을 얻어야 한다”면서 “저를 포함해 청와대와 정부 모두 과감히 변화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구체적인 내용이나 시점에 대해 언급하지 않은 것은 다소 아쉬운 측면도 있다.

 하지만 이와 함께 “국민들이 원하는 변화의 목소리를 더 귀담아 듣겠다”며 “남의 탓을 하기 전에 ‘내 탓’이라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한 것은 이 대통령 자신을 비롯해 여권 내부의 변화 필요성을 그 어느 때보다 강하게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동안 국면전환용 인적 개편에 부정적이었던 이 대통령의 국정운영 철학도 이번에는 조금 바뀌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판단하는 이유다.

 ‘선거를 통해 표출된 민심’을 진정 무겁게 받아들인다면 국민이 원하는 쇄신을 이제는 외면하기 어려운 시점이다. 이건 국면전환이 아니라 민심을 수용하는 것이다.

 여권 일각에서 대통령만 빼고 모든 것을 바꿔야 한다는 얘기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지금 상황에서 여권의 인적 개편을 포함한 국정 쇄신과 당ㆍ정ㆍ청(한나라당ㆍ정부ㆍ청와대)간 불협화음이 해소되지 않으면 이 대통령의 집권 후반기 성공을 기약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는 게 우리의 판단이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표출된 민심이 바로 그 증거다.

 얼마남지 않은 7.28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를 대수롭지 않게 보고 변화를 그 뒤로 미룬다면 여권으로서는 더 어려운 국면을 맞이할 가능성이 크다.

 이 대통령의 말처럼 “정치적 갈등이 있고, 여러가지 사회적 문제들이 표출되고 있지만 대한민국은 선진화를 향해 뚜벅뚜벅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생각하는 국민도 적지 않은 것 같다.

 “상황에 좌우되는 변화가 아니라 미래를 만들어가는 변화”여야 한다는 이 대통령의 지적도 맞다.

 하지만 어떤 변화든 지금은 시기가 매우 중요하다.

 많은 국민이 이 대통령의 변화의지 천명을 환영하면서도 혹시 다른 상황 변화를 기다리다가 실기(失機)하지 않을지 걱정하는 것도 사실이다.

 변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면 빨리 변할수록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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