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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환 추기경의 향기
김수환 추기경의 향기
  • 김봉재 기자
  • 승인 2009.02.18 2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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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재
사회부 기자
 ‘PRO VOBIS ET PRO MULTIS’ ‘너희와 모든 이를 위하여’라는 의미를 지닌 표어다.

 한국 천주교의 큰 별이며 종파를 초월한 지도자였던 김수환(스테파노) 추기경의 분향소가 마련된 천주교 마산교구를 찾았다.

 마산교구는 고인이 된 김수환(스테파노) 추기경이 신부시절 초대 교구장으로 임명돼 2년간 사랑과 정성을 쏟은 곳이라 더욱 의미가 컸다.

 위령미사가 시작되기 전 이곳을 찾은 사람들은 분향소에서 고인이 더 좋은 곳으로 갈 수 있도록 연도기도를 드리고 있었다.

 미사가 시작되기 직전 천주교 마산교구는 사람들로 가득 찼다. 분향소는 발 딛을 틈이 없을 정도로 붐볐으며 안쪽으로 들어오지 못한 사람들은 복도에서 그리고 분향소 밖에서 위령미사에 참여했다.

 김수환 추기경은 병들고 가난한 사람들을 돌보며 약한 자들의 입장에 서서 이들을 대변해 주는 참된 성직자였다.

 매사에 겸손함을 잃지 않는 후덕한 인품으로,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과 불의에 맞서 싸우는 사람들의 친구로, 먼저 그들에게 다가가 ‘인간의 존엄성’이라는 말을 행동으로 보여주었다.

 한 종교의 지도자에 머물지 않고 다른 종교를 인정하며 벽을 허문 그는 누구나 차별 없이 따뜻하게 사람들을 맞이하는 인간적인 사람이었다고 한다.

 서울대교구장 자리에서 물러난 후 인자한 ‘혜화동 할아버지’로서 어린이들부터 노인에 이르기 까지 모든 이들을 위해 마음의 창을 활짝 열었던 그는 마지막 가는 길까지 다른 사람을 위해 안구를 기증했다.

 마지막 순간까지 사랑과 평화를 강조했던 김수환 추기경. 이제 그는 떠났지만 그의 향기는 여러 사람들의 가슴에 영원히 간직될 것이다.

 사람들의 안타까움을 뒤로 하고 고인이 된 그의 바람이 신도들을 통해 하나씩 이뤄지기를 기대한다.<김봉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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