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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산 뼈있는 쇠고기 개방 우려
미국산 뼈있는 쇠고기 개방 우려
  • 승인 2008.04.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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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료값 고공행진 속 한우 가격 폭락사태 축산농가 탄식 반발 국민건강도 큰 위협 특단의 대책 세워야”
이를 어쩌나, 벼랑 끝에 몰려 ‘빈사’상태인 축산농민들의 긴 탄식은 끝이 없다. 한국과 미국의 쇠고기 협상 타결 후 축산농민들의 탄식은 흥분에 앞서 넋을 잃을 정도다.

미국산 LA갈비 등 뼈 있는 쇠고기까지 활짝 개방, 빗장을 열어준 바람에 퇴로도 끊긴 상태다.

전국의 한우 농가들은 “이제 소 사육을 포기해야 할 판”이라며 큰 불안에 휩싸여 있다.

특히 값싼 뼈 있는 미국산 쇠고기까지 개방돼 한우는 물론, 양돈업계의 줄도산마저 우려된다.

한마디로 초상집 분위기 그 자체다. 사료 값이 1년 사이 25kg 1포대당 6천원에서 1만원으로 배 가까이 올라 시름에 젖어있는 판에 미국산 수입으로 한우의 출하 가격이 20~30% 떨어질 것으로 예견되고 있다.

“죽으라는 소리나 마찬가지”라며 곳곳에서 분통을 터뜨리는 소리가 들릴 정도고 경남지역 3만2,700여 한우농가들은 전국 한우사육 농가들과 함께 대규모 집회를 열 계획으로 동분서주하는 등 폭풍전야다.

한미 쇠고기 협상 타결 소식 후 영세축산 농가는 도축 후 전업을 고려, 정부의 대책이 질질 끌 경우 큰 폭의 폭락세는 일정 기간 이어질 전망이다.

쇠고기 협상 타결 소식이 전해진 18일 장이 선 창녕에서는 5일 전보다 한우의 가격이 10만~30만원 폭락하는 등 벌써부터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또 김해도축장에서는 평소 하루 150여 마리의 한우가 도축됐으나 협상 타결 소식이 전해진 이날에는 10마리 이하의 소규모 축산농들이 사육을 포기하면서 도축 물량이 배 이상 증가했다.

더 이상 낭패 당하기 전에 처분 하려는 것 때문이다.

농촌경제연구원은 지난해 2월 ‘뼛조각 논란’으로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이 끊긴 시점에서 미국이 국제수역사무국으로부터 ‘광우병위험통제국’ 지위를 받아 우리나라에 갈비 등뼈를 포함한 쇠고기를 수출하는 경우 한우 가격이 어떤 영향을 받을지 분석한 바 있다.

이에 따르면 한우 암소와 수소(600㎏)값은 각각 1년 전보다 5.1%씩 떨어지고, 암·수송아지의 경우 각각 9.6%, 20.9%로 낙폭이 더 클 것으로 분석됐다. 가정이 현실화 된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4월 미국산 쇠고기 가운데 ‘뼈를 제외한 살코기’만 들어왔음에도 9월까지 단 5개월 만에 암·수송아지와 암소(600㎏)의 전국 산지가격 평균은 2006년 말과 비교해 26.5%, 10.4%, 10.6% 떨어졌다. 양돈업계도 직격탄을 피해 갈 수 없다.

그동안 대체제로서 ‘호황’을 누렸던 돼지고기도 값싼 미국산 쇠고기와 경쟁을 해야 한다.

미국 농무부 자료에 따르면 3월 미국 네브래스카 주(오마하) 평균 쵸이스급(최상급) 갈비(Short Rib)와 목심(Chuck Roll neck-off) 가격은 1㎏당 각각 4.05, 3.58달러 수준이다.

이에 비해 같은 시기 지난달 평균 우리나라 1등급 한우 도매가격은 1㎏당 1만5천원으로, 원·달러 환율을 1천원으로 환산하면 우리나라 도매가가 미국의 약 4배 에 이른다.

또 뼈까지 족쇄를 푼 것에 대한 항의도 있다. 뼈를 고아먹는 특수한 식습관으로 뼈의 골수는 광우병 전염위험물질이어서 논란이 되기 때문이다.

보건의료단체연합, 수의사연대 등은 “이번 협상결과는 ‘국민건강에 대한 포기조치’라며 수입위생조건 개정 절차를 다시 시작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마냥 손을 놓을 수는 없다. 당국은 한우를 브랜드화 하고 안전한 고급육을 생산토록 지원에 앞서야 한다.

또 유통구조를 바로잡고 원산지표시제, 생산이력제 등을 제대로 실시, 한우가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칠흑같이 캄캄한 어둠에도 햇살은 비친다. 국민들은 안전한 우리 한우를 즐겨 찾는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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