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게 - 황 진 봉

2023-06-07     경남매일

바스락바스락
비닐봉지 안에 꽃게가 발버둥 친다

큰 바다를 휘젓던 두 집게발은
비닐봉지를 긁는다

바다를 누비고 싶다고
갯벌을 파고들고 싶다고


창해를 누비던 내가
톱밥 입에 물고 비닐봉지를 긁을 줄이야

투명한 비닐봉지 밖으로 
보이는 세상을 집게발로 긁어본다

바다를 떠나니
새삼 바다가 그립다


시인 약력

- 호: 한운(閑雲)  
- 월간 문학세계 등단(2013년)
- 한국문인협회 회원
- 김해文詩문학회 회원
- 시집: 공저 「가슴으로 말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