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름 한 줄 긋는다 - 유 정 상

2022-09-29     유정상

바람과 시간에 쪼글 쭈글 해진 시래기
터질 듯 팽팽했던 싱그러움은 어디 가고
바스락거리며 부서질 듯 메마른 모습
자식들에게 젊음 뺏긴 엄마 얼굴

태양처럼 붉은 빨간 대야 꺼내어
생명의 기원인 물을 가득 채우고
메마른 시래기를 푹 담가 놓는다
엄마도 이 물에 적시면 주름이 펴질까

자식들에게 청춘 내준 엄마는
그 웬수들이 뭐가 좋다고
내 새끼들 잘 지내고 있는지, 오늘도
대문 밖 바라보며 주름 한 줄 긋고 있다

 

시인 약력

- 현대문학사조 시 등단(2019)
- 현대문학사조 사무국장ㆍ영남지회장
- 영남문인회, 지필문학,
- 김해文詩문학회 회원
- E-mail: yudasm@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