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땐 그랬지

2022-01-04     김정옥
김정옥

초가지붕 위에는
둥그런 하얀 박이
만삭 된 배를 내밀며 누워있고

사립문밖에는 보름달이 떠서
온 동네를 환히 비춰주는데

도리깨 타작으로 온몸 껍데기
발가벗기어 씻은 보리쌀
뜨거운 무쇠솥에서 피어난 꽁보리밥과
항아리에 절어둔 고등어 한 마리에

옹기종기 밥상에 둘러앉은 가족들
웃음꽃이 박꽃같이 피어나던 그곳


등잔불 아래 아랫목에 둘러앉은 마음들이
이불자락 속에서 포개진 발 발가락들
보리밥 냄새 구수한 고향집 저녁 풍경이 참 그립다

시인 약력


- 월간 문학세계 등단(2013)

- 문학세계문인회. 김해문인협회

- 가야여성문학회. 벨라회 회원

- 김해文詩문학회 회원.

- 저서 「새벽부터 달렸는데 벌써 석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