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신님

2021-04-20     황진봉
황진봉

 

 

 





어랑 어랑 어허이야

어어 어어 어어 어허이야



꽃상여 타고

임 그렇게 가시던 날



마루나무 가지 끝에 까마귀는

서럽게 울어 젖히고



허수아비는 빈 들에 서서

참새들에게 마른 어깨 내어주던 그 날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에게

모든 걸 맡기고 간 임이시여



떠난 임 그리는 기제는 엄숙해도

임의 목소리는 다시 들을 수 없으니



땅에 묻으면 묵은 땅 되고

마음에 묻으면 평생 가니



땅에도 맘에도 묻지 않고

세월에 묻어 두리다



시인 약력



- 호: 한운(閑雲)

- 고성 출생

- 월간 문학세계 등단(2013)

- 김해 文詩 문학회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