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와 통하는 통도사, 우호ㆍ발전 역사 써야

2020-11-02     김중걸 편집위원
김중걸

지난달 25일은 영축총림 양산 통도사 개산일였다. 개산대제는 산의 문을 연 날을 기리는 제례다. 코로나19 시대 비접촉이 강조되는 시기이나 사찰의 가람은 한결같이 불자와 관광객 등 방문객을 내치지 않는다.불교사찰이 자연 속에 자리를 집고 있는 장점이 코로나19 팬데믹 속에 발휘됐다.

신라 대국통 자장스님이 통도사를 창건한 뜻을 두고 올해만큼 뜨거운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자장은 진한의 소판 무림의 아들이다. 그러나 자장은 변방에서 태어난 것을 자탄해 서쪽 중국으로 가 교화하기를 바랬다고 한다. 634년 불법을 구하려고 중국 당나라 청량산에 간 스님은 문수보살로부터 범어(梵語)로 된 게송(偈頌)을 받았다고 한다.

범승이 번역해준 게송은 "그대의 나라 신라 남쪽의 취서산(鷲栖山) 아래 신룡(神龍)이 깃든 연못이 있으니 그곳에 금강계단을 쌓고 봉안하라"는 내용이었다고 한다. 스님에게는 게송과 함께 부처님 머리뼈와 사리 100매, 가사 한 벌, 패다라수 앞에 쓴 경전 등이 들려 있었다. 신라로 돌아온 스님은 가장 먼저 수도인 경주에 황룡사 구층탑을 건립하고 울산에 태화사를 세우고 이어 통도사를 창건(646년)했다고 한다. 척박한 양산 영축산(靈鷲山)을 찾은 스님은 지금의 구룡지에 서식하고 있던 나쁜 용 9마리를 설법으로 제도하고 어려운 백성을 위로했다.

구룡지 위에 금강계단을 쌓았다. 용 5마리는 상북면 오룡골로, 3마리는 삼동곡으로 가고 눈먼 용 1마리가 남아서 절을 지키겠다는 맹세를 하자 연못 한 귀퉁이를 메우지 않고 남겨 머물게 했다고 한다. 사찰 수호 맹세 때문인지 통도사는 큰 화마를 겪지 않고 있다.

통도사 창건으로 자장스님은 율사(律師)로서의 명성을 다지게 된다. 통도사 창건 목적과 이유가 수계를 위해 설립된 `계단(戒壇)`이기 때문이다. 통도사는 엄격한 계율 정신의 보고이다.통도사는 불법승 국내 삼보사찰 중 불지종가(佛之宗家)로 불리고 있다.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신 사찰로 대웅전에는 불상이 없다. 법당 뒤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신 금강계단이 불상을 대신하고 있다. 대웅전과 금강계단은 국보다.

자장스님은 척박한 땅인 영축산 자락에 통도사를 창건하면서 곡식이 아닌 계단을 지어 정신교육을 강조했다. 재앙을 물리치고 중생을 제도하는 불법(佛法), 단 그 하나 양분의 씨앗(희망)을 뿌렸다.

지난달 스리프리야 란가나탄 주한 인도대사가 통도사를 찾았다. 인도(印度)는 현장법사가 천축국을 한자로 음차했다. 영축산은 부처님이 설법하던 인도의 영축산과 닮이 있고 통도사(通度寺) 역시 음차된 한자어대로라면 인도와 통한다는 뜻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

개산일을 앞두고 통도사를 찾은 인도대사의 방문으로 부각되고 있는 인도와 통도사의 인연설은 좋은 징조이다. 그 인연의 첫걸음은 인도 불교 영화의 통도사 상영으로 시작된다. 앞으로 인도와 통도사, 양산시의 상생과 협력의 길은 열리게 됐다. 영축산 개산 만큼 장대한 우호와 발전의 역사를 써나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