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절 통지표

2020-06-16     경남매일

방학식을 하고 논두렁을 달리는 종이

뭔지도 모르면서 햇살 줄기를 달았다



흑 흑 흑

몰아쉬는 숨찬 다리를 외면하는 치마폭

설핏하게 보이는

미자로 시작해서 끝나는 미를 밀치며

이게 뭐꼬 단디 글 배워라이



초등학교 5년 세월을 먹은 종이에

골짜기에 들어온 늦은 TV 출현이 준

수 수 수 꿈을 다부지게 그렸다

엄마를 수북이 넣어서



고향 언덕배기에 계시는 월남치마

머리털 한 가닥까지도

또바기 수 수 수로 안으며

옥이를 부르는 음성 귓가에 맴돈다



수와 미 물결을 이루는 아들

그 존재 그대로 사랑 종이가 팔랑인다



엄마는 엄마는



- 본명 김순옥

- 호: 敬天

- 거창 출생

- 창원 배꽃 어린이집 원장 역임

- 월간 (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2015)

- 현대 시조 시조 부문 등단(2016)

- 시집

(우듬지 빈 둥우리를 지키는 바람)

(언덕 위의 찻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