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나쁜 콜레스테롤 낮추는 메커니즘 규명

2019-11-21     연합뉴스
서울대병원

서울대병원 김효수ㆍ장현덕 교수팀 단백질 ‘CAP1’ 역할 발견
LDL수용체 분해에 관여 “현재 CAP1 단백질 작용 차단
선택적 억제제 개발하고 있어”

 국내 연구진이 심근경색, 뇌경색 등의 위험을 높이는 나쁜 콜레스테롤 ‘LDL-콜레스테롤’을 낮추는 메커니즘을 규명했다.

 서울대병원 연구중심병원 프로젝트 염증ㆍ대사유니트의 김효수ㆍ장현덕 교수팀은 우리 몸이 LDL-콜레스테롤을 낮추는 걸 방해하는 단백질 ‘CAP1’을 발견했다고 19일 밝혔다.

 혈액 안에서 LDL-콜레스테롤은 간세포 표면에 있는 단백질인 LDL수용체와 결합하면 분해돼 담즙으로 배설된다. LDL수용체가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LDL수용체는 또 다른 단백질인 ‘PCSK9’과 만나면 파괴된다. 이 때문에 PCSK9 억제는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열쇠로 주목받고 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PCSK9가 LDL수용체를 파괴하는 메커니즘을 연구했다. 그 결과 CAP1이 PCSK9가 LDL수용체를 파괴하는 과정에 필수적이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LDL-콜레스테롤 분해과정을 보면 간세포 표면에 있던 LDL수용체는 간세포 안으로 들어갔다가 다시 표면으로 나와 재활용된다.

 이 과정에 CAP1이 등장한다. CAP1은 LDL수용체와 결합한 PCSK9을 세포 내 유입경로로 끌고가 LDL수용체가 다시 간세포 표면으로 나와 재활용되지 못하게 한다. 또 LDL수용체가 분해되도록 한다.

 연구팀은 실제 CAP1이 결여된 쥐를 대상으로 간세포 표면을 관찰한 결과, 이 쥐에서는 LDL수용체가 증가해 정상쥐보다 혈중 LDL-콜레스테롤 수치가 현저히 낮은 것을 확인했다.

 PCSK9을 주사해 LDL수용체를 인위적으로 파괴했을 때도 CAP1 결손쥐에서는 LDL수용체 파괴 현상이 눈에 띄게 완화됐다.

 또 LDL-콜레스테롤이 현저히 낮은 사람들에서 보고된 PCSK9 유전자 변이들을 찾아 분석한 결과 변이형 PCSK9은 CAP1과의 결합에 장애가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 이들은 LDL수용체가 파괴되지 않고 누적돼 혈중 LDL-콜레스테롤이 현저히 낮게 유지된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김 교수는 “환자의 콜레스테롤 수치를 획기적으로 낮추면서 사망률을 줄이는 PCSK9 억제 항체의 작용기전을 최초로 규명했다”며 “현재 CAP1 단백질의 작용을 차단하는 선택적 억제제를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유럽심장학회지’(European Heart Journal) 온라인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