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82년생 김지영` 페미니즘 이미지 극복할까

조남주 베스트셀러 소설 원작 제작소식에 평점 테러ㆍ악플 등장
정유미 "주변사람 생각 많이 나" 공유 "시나리오 보고 많이 울어"

2019-09-30     연합뉴스
배우

 "엄마, 큰엄마, 이모, 고모, 아이 키우는 친구들 생각이 많이 났죠."(정유미)

 "소심하고 배려심 있는 부분이 저와 닮았어요."(공유)

 배우 정유미(36)와 공유(40)가 영화 `82년생 김지영`에서 평범하고 보편적인 여성 김지영과 그의 남편 정대현을 연기한 소감을 밝혔다.

 지난 30일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82년생 김지영` 제작보고회에서 정유미는 "결혼과 육아는 해본 적이 없지만, 주변 사람들 생각이 많이 났다"며 "바쁘다는 핑계로 알지만 외면하고 있지 않았나, 나를 좀 더 보게 되면서 부끄럽기도 했다"고 말했다.

 공유도 "시나리오를 처음 봤을 때 가족에 대한 생각이 많이 났다. 그래서 꽤 많이 울었다"며 "평소에는 불효자고 까칠한 아들이지만 엄마에게 전화해서 `키워주느라 고생하셨다`고 말했다"고 돌아봤다.

 `82년생 김지영`은 누적 판매 100만부를 돌파한 조남주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1982년 태어나 2019년 오늘을 살아가는, 꿈 많던 어린 시절과 자신감 넘치던 직장생활을 거쳐 한 아이의 엄마이자 누군가의 아내로 살아가는 김지영의 이야기를 그린다. 페미니즘 소설로 여겨지는 원작을 영화화한 까닭에 영화는 제작 소식이 알려지면서부터 평점 테러와 여러 악플에 시달렸다.

 정유미는 "큰 부담은 없었다. 결과물을 잘 만들어서 공유하고 싶은 마음이 커서 걱정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공유도 "고민하지 않았다"며 "관점의 차이는 늘 존재하므로 맞고 틀리고를 제가 말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영화에서 평범한 30대 부부를 연기한 두 배우는 `도가니`(2011), `부산행`(2016)에 이어 세 번째로 함께 호흡을 맞췄다. 부부 출연은 처음이다. 공유는 "대현이 30대 평범한 남자라 쉬우면서도 어려웠다. 잔잔함 속의 섬세함이 있어야 했다"며 "보편적인 이미지를 만들고 싶어서 관리를 안 했다. 영화 찍을 때 마음껏 먹었다"고 웃었다.

 정유미는 "그 전 작품들에서는 대면할 기회도 많지 않았는데, 편해진 사이로 함께 연기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공유와 함께 연기한 소감을 전했다.

 단편 `자유연기`로 2018년 서울국제영화제 아시아 단편 경쟁 부문 작품상을 받은 배우 출신 김도영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김 감독은 "원작은 신문 기사나 에피소드를 나열하는 형식이라 큰 서사가 없어 고민을 많이 했다"며 "원작이 지닌 가치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어떻게 영화적 이야기로 만들지 부담됐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어 "관객이 김지영에 이입하고 그의 주변을 둘러볼 수 있는 이야기가 돼야 했다. 감정적인 부분과 캐릭터를 살리고 배우들이 잘 해줘서 드라마가 풍성해졌다"고 말했다.

 해당 영화는 다음 달 개봉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