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정치인 축사로 주객전도된 남해대학축제
2019-06-02 경남매일
요즘 대학축제에 내빈을 초청해 축사를 하는 곳은 거의 없다. 총장도 개막식엔 아예 참석치 않고 축제 중 행사장에 나와 이곳저곳을 둘러보며 격려하는 것이 일반적인 추세다. 학생들은 30분이나 땡볕에서 지루한 연설을 듣게 하면서 내빈은 높은 단상의 그늘에 앉아 상감 노릇을 했으니 학생들이 화를 낼만도 하다.
요즘 각종 행사장에 가보면 별도로 단상내빈석이 없다. 관중들과 나란히 앞줄에 앉아 필요한 때 단상에 오른다. 단상 석 따로 관중석 따로는 구태의연한 관료적 발상이다. 시대의 변화를 읽지 못하는 대학 경영자가 어떻게 대학의 혁신과 발전을 이끌 수 있겠는가. 지금 지방대학은 출생률 급감에 따른 학령아동수의 감소로 대학입학생이 줄어들어 존폐의 위기에 처해 있다.
1996년 전국 최초로 개교한 도립남해대학은 900여 명의 학생이 재학 중이다. 도립대학 특성상 저렴한 학비와 다양한 장학금제도, 기숙사 제공 등으로 지방학생들이 선호하는 도립전문대학이다. 이번 과도한 의전행사에서 느낀 점은 대학 총장을 전문성이 전혀 없는 도청 국장급 간부로 임명해온 것에도 그 원인이 있다고 본다. 총장은 대학경영경험이 있고 명망 있는 외부의 유능한 인물을 공모해야 한다. 도 사업소장 식으로 일반 행정공무원을 임명하는 것은 대학의 전문성과 발전을 위해서도 재고해봐야 할 문제다. 내년 남해대학축제는 변화된 모습으로 학생중심의 한마당 축제로 거듭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