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러기 떼

2018-01-25     은 종




해질녘 하늘 위로

월동 기류 타고 분주히 날아가는 무리가 보인다



제 몸의 깃털을 홀치는 방한용 담요처럼

황혼의 이불을 깁는

V행렬



붉은 노을 터질세라

촘촘히 박음질하는 날갯짓에

정처 없는 노숙의 흐느낌이 들려온다



비행하는 자의 뒤안길 흔적 없이 사라져도

매듭지점을 향한 투혼은 끝이 없으리니



저체온증을 앓던 겨울 하늘

어둠의 온도가 오르고 있다



시인 약력



ㆍ함안 출생

ㆍ창원대 독어독문학과

ㆍ독서치료 프로그램 개발 독서지도ㆍ심리상담사로 활동

ㆍ시집 ‘식탁에 앉은 밭이랑’(2016년) 발간

ㆍ시집 ‘물방울 위를 걷다’(2017년) 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