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트여왕' 프랑스 패션디자이너 소니아 리키엘 별세…향년 86세

2016-08-25     연합뉴스
 '니트의 여왕'이라는 별명으로 유명한 프랑스 패션디자이너 소니아 리키엘이 25일(현지시간) 86세로 별세했다.

리키엘의 딸은 "어머니가 파킨슨병의 영향으로 오늘 파리 자택에서 숨을 거뒀다"고 AFP통신에 말했다.

리키엘은 1968년 파리에서 자신의 이름을 딴 고급 옷가게를 열면서 큰 인기를 끌었다.

당시 고가의 절제된 여성복이 패션 주류였으나 리키엘은 봉제선이 바깥으로 드러난 옷이나 초미니스커트 등 통념을 깨는 디자인을 내놓았다.

이는 여성 해방이라는 시대 조류와도 맞아 떨어지면서 큰 인기를 끌었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그녀의 별세 소식에 "리키엘은 스타일뿐 아니라 삶과 존재의 방식을 발명했으며 좀 더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도록 했다"고 높이 평가했다.

리키엘은 1930년 파리 근교에서 루마니아 아버지와 러시아 어머니 사이에서 5녀 중 장녀로 태어났다.

그녀는 17세에 파리 옷가게 직원으로 일을 시작했으나 정식으로 패션을 공부한 적은 없다.

1954년 옷가게 주인인 샘 리키엘과 결혼해 두 명의 자녀를 뒀다.

결혼 후 딸을 임신한 리키엘은 편안하고 부드러운 옷을 찾다가 자신이 직접 만들면서 패션에 뛰어들었다.

그녀는 1962년 몸에 꼭 맞는 스웨터인 '푸어 보이 스웨터'(Poor Boy Sweater)를 내놓았으나 처음에는 별다른 반응을 얻지 못했다.

그런데 이듬해 패션잡지 '엘르'(ELLE) 표지에 실리면서 인기를 끌게 된다.

이후 영화배우 브리지트 바르도와 가수 실비 바르탕 등 유명인이 그녀의 스웨터를 입고 사진을 찍으면서 명성을 얻었으며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에 주인공으로 나온 여배우 오드리 헵번도 그녀의 옷가게를 직접 찾아와 여러 벌의 스웨터를 사 갔다.

실용적이면서 섹시한 스웨터로 그녀는 '니트의 여왕'이라는 별명을 얻게 된다.

강렬한 색의 줄무늬 니트가 패션 트레이드 마크이며 빨강과 검정을 디자인에 주로 사용했다.

그녀도 생전에 머리는 빨간색으로 물들였으며 검은색 옷을 즐겨 입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