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를 밝히는 시

2013-07-14     김정자

 택배

                  - 김정자(1963~) 


     어머니의 푸른 들이
     택배로 달려왔다

     아침 햇살이
     뜨겁게 따라오고

     원두막 매미소리도
         함께 묻어 따라왔다

     콩이며 깨며
     아! 어머니의 땀방울

     보따리 보따리
     묶어서 보내셨구나

     바빠도 잘 챙겨 먹어라
     목소리도 따라온다


 약력
 경북 안동 출생
 2004년 <현대시조> 등단
 참시조 대표. 고려학원 원장.

 고향에서 농사를 짓고 계신 어머니가 택배를 통해 농산물을 보내셨다. 콩과 깨 등 여러 가지 농산물을 정성스레 싸서 보내신 것을 놓고 시인은 어머니를 생각하고 있다. 뙤약볕 내리쬐는 아침부터 부지런히 일하셨을 어머니의 모습이 떠오르고 그러한 어머니의 고생을 알지 못한 채 철없이 뛰어놀았던 원두막도 떠오른다. 그리고 햇살 속에서 자지러지게 울어대던 매미소리도 쟁쟁하게 들려온다. 그 가운데 유독 짠한 마음으로 다가오는 건 어머니가 흘렸을 진한 땀방울과 그 땀방울 속에 담긴 사랑이다.
‘바빠도 잘 챙겨 먹어라.’ 눈물이 절로 고이게 하는 따뜻한 목소리다.
<천성수 시조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