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진청 폐지는 농업·농촌을 포기하는 것”
“농진청 폐지는 농업·농촌을 포기하는 것”
  • 승인 2008.02.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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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농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농촌진흥청을 정부출연연구기관으로 전환한다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발표는 정부가 우리 농업농촌의 현실과 농업의 특성을 무시하고 경제논리로만 접근하려는 아주 근시안적인 위험한 발상으로 궁극적으로 우리 농업농촌을 포기하는 아주 잘못된 정책이다.

정부조직 중 유일하게 농업기술 연구개발 및 보급을 담당, ‘70~80년대 배고픈 시절 녹색혁명과 백색혁명으로 우리 국민의 식량문제 해결에 중추적 역할을 한 농촌진흥청을 폐지해 정부출연연구기관으로 전환하는 것은 현재 국제곡물시장의 불안정과 앞으로 예상되는 기후변화 등에 따른 국가적 식량위기에 적절하게 대응할 수 없다.

그리고 소득증대로 고품질 안전농산물, 환경보전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농림부에서는 2013년까지 화학비료·농약 사용량을 40% 절감, 2010년까지 친환경인증농산물 비율을 10%(현재 4%) 로 확대, 경종과 축산이 연계되는 자연순환형 친환경농업 쳬계구축을 목표로 2006년부터 2차 친환경농업육성 5개년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농업환경보전관리에 핵심이 되는 땅심유지 및 정밀농업 기반 구축, 가축분뇨 이용기술 개발, 병해충 및 잡초 친환경 종합관리 기술개발, OECD 농업환경 지표개발, 농업의 다원적 기능연구 등은 경제적 논리로는 추진하기 어려운, 즉 국가가 예산을 투입해서 해야만 하는 국책 사업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이러한 사업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조직은 농촌진흥청이다.

우리 국민의 삶의 질 향상에 중요한 지속 가능한 친환경농업의 추진과 빠른 정착을 위해서는 녹색혁명과 백색혁명 등을 통해 확보된 우수 연구인력과 축적된 농업기술 개발능력을 가진 농촌진흥청을 폐지하고 정부출연연구기관으로 전환하는 것은 농업기술 개발보급의 체계 붕괴, 우수 연구인력 분산, 엄격한 행정적 통제와 예산확보 어려움 등으로 농업기술 개발은 위축되어 경쟁력 향상에 역행할 뿐만 아니라 나아가 우리 농업농촌을 포기하는 것이다.

우리 농업농촌의 포기는 단순한 농업인의 문제가 아니라 도시의 인구집중, 지역불균형, 환경 등 국가 전반의 문제와 직결된다.

농산물 수입개방 확대에 따른 어려운 농촌에 활력를 불어넣고 기후변화 대응 및 환경 보전을 위한 농업농촌의 공익적 기능을 강화하는 시점에서 핵심 국책사업인 친환경농업정책이 겨우 추진단계에서 농촌진흥청의 폐지 발상은 농업의 특성과 농촌의 현실을 모르는 무지의 극치라 판단된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는 농업의 특성이 무엇인지? 농촌진흥청이 지금까지 무엇을 했고 어떤 일을 하고 있는 기관인지를 명확히 파악하고 직접 수요자인 농업인단체, 농업인, 그리고 소비자, 환경단체 등 관련 국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들어 결정하기를 촉구한다.

또한 단순한 경제적 논리, 부처간 힘의 논리에 의한 농촌진흥청 폐지로 지금까지 어려운 여건에서 우리 농업농촌을 위해 묵묵히 일을 해온 소속 연구지도 공무원의 억울한 희생이나 우수인력 낭비, 우리 농업농촌의 희망을 꺾는 일이 없도록 현명한 결정을 바란다.

<한국녹비작물연구회 회장 석종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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